[출처 = 유튜브 차예련]

그릇

제만자

두 식구만 남아 밥솥 또한 작아지고

손때라도 지우듯 치울 것도 많은 나이

욕심의 그릇을 덜면 더 낮아도 넘친다

식구 수에 따라 살림살이도 달라진다. 왁자하던 시절이 지나가고 지금은 단 두 식구의 밥상이 단출하다. 사용하지 않아 자연스레 뒷전에 물러난 그릇에 손때로 묻어 있는 정을 본다. 그때그때 상황에 알맞게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그릇을 들이는 마음, 욕심까지 덜어내고 그 위에 살짝 온기 한 숟갈 얹는 여유와 편안함을 마주한다.

김석이

◇김석이 시인

▷2012 매일신문신춘 당선
▷2013 천강문학상, 2019 중앙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 《비브라토》 《소리 꺾꽂이》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
단시조집 《블루문》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