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감’ 대화법 (11)직면 잘 하기
관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감’ 대화법 (11)직면 잘 하기
  • 배정우 배정우
  • 승인 2020.04.17 13:51
  • 업데이트 2020.04.17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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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 : 상대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문제점을 알아차리도록 깨우쳐주는 것

바로 앞글에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오감이 부정확함을 인식하고 대화한다면 훨씬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햄릿의 입을 빌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요? 자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자신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직면의 뜻

직면(直面, confrontation)은 상대를 도우려는 착한 동기를 가지고 상대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문제점을 알아차리도록 깨우쳐주는 것입니다. 즉 진솔한 일깨움을 통해 상대가 자신의 문제 상황에 묶여 성숙한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기존의 문제적 사고·감정·행동 양식을 변화시킬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기 변화를 통해 주체성과 진솔성을 갖춤으로써 자신의 삶에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된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상대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청하고 공감하며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수용(受容, acceptance)] 다음, 정직하고 진실하게 상대의 맹점이나 비합리적 모습이나 방어기제 등을 만나게끔[직면]해야 합니다.

직면의 중요성과 필요성

직면하기가 아무리 쉽지 않다 하더라도 피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많은 문제들은 적극적으로 맞서서 극복해야 하는 것이지 미루거나 피해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살아가려면 ‘나를 바라보는 나’, 즉 메타 인지(Meta Cognition)가 필요합니다. 순간마다 내가 어떤 생각을 떠올리고 감정을 느끼고 행동을 하는지를 알아채는 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모니터링(monitoring) 능력이 있어야 나를 상황에 알맞게 조절할 수 있는(controling) 능력이 생깁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진짜 나(real self)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나 아닌 것도 아닙니다. 나를 '알고 싶으면 떨어져야' 합니다. '내가 지나온 거리를 떨어뜨릴 때' 나를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 스스로 그런 모니터링 능력을 기르긴 쉽지 않으므로 상대의 솔직하고 따뜻한 직면이 필요한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직면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필요합니다.

첫째,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자신은 자신의 그림자(shadow)를 잘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믿고, 그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방어기제를 쓰기 때문입니다.
셋째, 인간은 주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자신의 기준으로 해석하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인간은 감정적이며, 비이성적·비합리적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공감과 수용이 한계를 보일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면의 이점

직면의 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므로 변화와 성장이 촉진됩니다.
둘째, 자신을 깊이 알게 되므로 장단점을 분별하여 자기통제력이 생깁니다.
셋째, 진정으로 겸손하고 여유로워집니다.
넷째, 인생을 깊이 보는 눈이 생겨 리더십을 발휘하게 됩니다.

직면의 종류

직면은 상대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나와 소통이 잘 되도록 하려는 것이기에 직면은 양승(win-win) 전략입니다. 직면에는 두 종류, 즉 따뜻한 직면과 차가운 직면이 있습니다.

첫째, 따뜻한 직면은 ‘공감적 직면’으로서 감정에 초점을 두고 공감하고 반영하면서 직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책을 살 거라고 엄마한테서 돈을 받아갔는데 엉겁결에 친구와 군것질 하느라 써버려 책을 사지 못했다 합시다. 엄마는 아이 책꽂이에 책이 보이지 않기에 아이에게 “책이 안 보이네? 샀어?”라고 물으니 아이가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응.”라고 답합니다. 이때 엄마가 “당황스러운가 보네. 샀다고 대답하면서도 당황하는 표정이라서 샀는지 안 샀는지 헷갈리네.”라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공감적 직면’은 상대가 공감을 받으니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상대가 저항이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둘째, 차가운 직면은 ‘분석적 직면’으로서 사고에 초점을 두고 분석·해석하거나 판단·평가하면서 직면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든 예의 상황에서 엄마가 “거짓말하는 것 같구나. 네가 흐릿하게 대답하는 걸 보니.”라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분석적 직면’은 상대가 지적당하고 비난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져 저항이 일어나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직면해야 하는 경우

직면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상대가 정직하지 않거나 불일치한 경우입니다.

첫째, 상대가 과거에 했던 말과 지금 하는 말의 내용이 다를 때
둘째, 상대의 말과 행동(또는 표정)이 불일치할 때
셋째, 상대가 말한 내용과 그것에 대한 느낌(어감)이 다를 때

직면 방법과 순서

직면하는 방법과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감 및 사실(정보) 표현하기
둘째, 문제 인정하도록 돕기
셋째, 해결 가능성 찾도록 돕기
넷째, 도피 가능성과 그 모습 알려주기
다섯째, 공감 또는 지지하기

직면하기 연습

자기직면 연습

1) 자신의 부족한 점(개선해야 할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정확히 파악한다.
<예> 경제적으로 쪼들린다고 짜증내며 힘들어 하면서도 백화점에 가서 새 옷을 샀다.

2) 결심하고, 언제/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결정한다.
<예> 다음 달부터 외식과 옷 구입 한도를 정하고 그 안에서 지출하겠다. 그러기 위해 금전출납부를 쓰겠다.

3) 누구에게 확인 받을지 결정한다.
<예> 배우자에게 매월 말에 한 번씩 급전출납부를 점검 받겠다.

4) 자기직면 후 느낌을 자세히 살핀다.
<예> 나의 모자라고 부끄러운 점을 알아채고 고치기로 결심하니 안심되고 뿌듯하고 홀가분하다.

타인직면 연습

1) 사실적 정보(상대의 언행에 대해서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이 무엇인가?)
<예> 아내가 경제적으로 쪼들린다고 짜증내며 힘들어 하면서도 백화점에 가서 새 옷을 샀다. ➜ “당신, 입을만한 봄옷이 없어 답답하고 아쉬웠나 보네? 당신이 경제적으로 쪼들린다고 짜증내며 힘들어 했는데 오늘 백화점에서 새 옷을 샀더군.”

2) 나의 생각(그 사실/정보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 자기 통제력 부족하구나. 신용카드를 빼앗아야 하나? 금전출납부를 쓰도록 해야겠다. ➜ “나는 어떤 게 진실인지 정말 궁금해. 우리가 쪼들리는 건지, 아니면 당신이 과장해서 잔소리 한 건지.”/ “나는 당신의 말과 행동이 모순되고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돼.”

배정우 박사

3) 나의 감정(그 사실/정보에 대해 나는 어떻게 느끼는가?)
<예> 황당하고 얄밉고 걱정된다. ➜ “나는 황당하고 얄밉고 걱정돼.”

4) 나의 소망/욕구(상대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 현실에 만족하며 경제생활을 합리적으로 하고, 쪼들린다고 짜증내거나 잔소리하지 않길 바란다. ➜ “나는 당신이 현실에 만족하며 경제생활을 합리적으로 하길 바라.”

마지막으로, 상대를 직면한 이유가 무엇인지 나의 내면적 동기를 탐색해 보는 게 좋습니다.

<한마음상담센터 대표, 인제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겸임교수, 상담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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