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갈숲의 어스름 / 박상호
[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갈숲의 어스름 / 박상호
  • 박상호 박상호
  • 승인 2021.01.30 06:50
  • 업데이트 2021.02.01 0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갈숲의 어스름 / 박상호

수르르 삽상한 강바람이
영글어가는 갈대의 밀어를 두드리고
사양은 한낮의 명예로운 군림을
비취빛 파랑 위에 곱다랗게 우밀 제
장엄한 하루의 창이 은은히 닫혀진다

밀려오는 어둠이 밤을 잉태하기 전에
안식의 빛을 찾아 서성대는
후조들의 순수한 비상이
내 동공에 시의 영감을 불어넣나니

그들은 이방의 포도빛 정회를
화사한 장미로 뼈물며
에메랄드빛 망향의 회포를 달래고
순백의 꿈을 살며시 풀어헤쳐
밤의 정적 속에 빛나게 할레라

보드레한 구름은 태양을 연모하여
진홍의 촉수를 빌려왔나니
어슬프게 신비의 색깔을 모방하매
天空은 루비의 기도로 불타도다

어여머리마냥 우아하게 내리는 어스름은
면연한 태양의 여운을 추방하며
정중히 고독의 전설을 흩뿌린다
이어 괴괴한 정적 속에 美方하여
헤쓱한 미소를 흩는 달빛은
아기작거리는 잎새 위에 잠들은
염원의 진주알을 고요히 조명하고
밤의 청순한 향연을 꽃피운다

이젠 풀벌레의 애절한 아우성도
호젓한 밤의 품에 융해되매
삼라는 고독의 촛불을 켜들고
久遠이래 퇴적된 전설을 세탁하느니
목이 쉬어 버린 가람의 노래여
절개를 잃어 버린 갈대의 꿈이여

고르디우스의 매듭 같은 이 비애를
희망의 황금칼로 베어 버리고
무구한 상아의 빛으로 단장된 
영원의 동산에 무지개를 삼그소서

낙동강 하구 삼각주 을숙도 갈대 [Busan Story]
박상호 회장
박상호 회장

◇박상호 시인은
▶열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제22회 시의 날 우수상
▶한국바다문학상 본상
▶부산문인협회 부산문학상 특별상
▶시집 : 『동백섬 인어공주』 『내 영혼을 흔드는 그대여』 『피안의 도정』
▶부산시인협회 부이사장
▶열린시학 수석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부회장
▶국제PEN클럽 한국본부이사
▶(사)한국산업경제학회 산업경제대상
▶'아미산 전망대' 부산다운 건축 대상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사회발전공헌 부문 건설대상
▶현 (주)신태양건설 회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