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42) - 포토제닉상을 받을 만한 엄마
울 엄마 이야기(42) - 포토제닉상을 받을 만한 엄마
  • 소락 소락
  • 승인 2021.02.24 06:40
  • 업데이트 2021.02.23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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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한 누나 여고 졸업식
온 가족이 함께 한 누나 여고 졸업식

아버지가 누나의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졸업식에 오셨다. 졸업식 사진에 아버지가 나오는 것은 예외적 상황이다. 아버지는 회사에 가셔야 했기에 내 초등학교 졸업식과 중학교 졸업식 때도 그리고 누나 중학교 졸업식 때도 오시지 못했었다. 모처럼 아버지가 참석하셔서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모처럼 졸업식에 참석하신 아버지는 사진을 찍을 결정적 순간에 눈을 감으셨다. 누나는 저 멀리 관악구 봉천동에서 송파구 송파동에 있는 이 학교까지 힘들게 다녔었다. 나와 두 살 터울인 누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이니 나는 고등학교 1학년에서 막 2학년으로 올라갈 때다.

나는 폼을 보아하니 점점 더 삐딱해져 가는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교복 바지에는 아예 주머니가 없었다. 서울고등학교 초대교장께서 학생들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면 안 된다고 하여 그런 전통이 내려 왔었다. 서울고등학교를 나오신 나의 고교 선배님이신 아버지도 그 당시의 엄중한 교육의 영향을 받으셨는지 내가 저렇게 호주머니에 손넣는 모습을 보면 매우 싫어하신다. 그런데도 바지 주머니 없는 교복이 아닌 바지 주머니 있는 사복을 입으니 저리도 뻔뻔하게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 내가 보기에도 별로 안 좋아 보인다. 그래도 가죽잠바와 짝 달라붙는 군복 바지가 삐딱함에 어울린다. 이제는 인상쓰는 삐딱함이 아니라 여유있는 삐딱함으로 조금 더 삐딱의 정도가 성숙되어 가는 중일 듯하다. 엄마를 닮아가며 사진 찍을 때 웃는 내 모습이 신기하다.

누나는 여전히 얌전한 모양새고 여동생 안나는 언제나 귀여운 모양새다. 엄마는 늘 항상 언제나 변함없이 환하게 웃으시며 포토제닉하시다. 엄마의 낙관적이며 온화한 성품에 우리 식구는 따뜻한 가족의 정을 느끼며 살았을 것이다.

<소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