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73) 목압서사 담장 쌓기와 마당 공사
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73) 목압서사 담장 쌓기와 마당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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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3 08:29
  • 업데이트 2021.06.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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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포클레인 동원해 목압서사 담장 공사 등 시작
넉 달 기다려 돌담 쌓기 달인 손석태 씨 등 일손 확보
진입로 바꾸는 등 예상보다 공사 확대돼 12일 간 작업

지난 2월 16일 목압서사 아래채인 ‘은거당(隱居堂)’과 ‘학의재(學宜齋)’에 불이 나 일부 소실되어 기와지붕을 새로 이고, 전기공사를 하고, 불 탄 벽체를 보수하는 등 여러 곳에 손을 보았다. 담장공사는 공사를 할 분들이 다른 일로 바빠 미루다 6월 6일부터 시작하였다. 그 분들이 일을 해줄 때까지 넉 달 가량을 기다린 것이다.

먼저 옆집과의 사이에 새로 담장을 쌓을 필요가 있어 기존의 돌담을 뜯어내고 이전에 경계를 측량하면서 표시해 해놓은 선을 따라 약간 안쪽으로 들여 돌담을 쌓았다. 화개 출신으로 30년간 포클레인 사업을 하고 있는 이강재(56) 씨를 팀장으로 해 가탄마을의 손석태(67) 사장님과 필자의 집 아래 청산민박의 이 모(81) 어르신, 그리고 베트남 사람(52)인 모 씨 네 분이 일을 시작하셨다.

다들 맡은 바 열심히 일을 하셨다. 필자는 요즘 원고 쓸 것이 많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이야기하고 시간 보내느라 공사 현장에 대부분 함께 있지 못했다.

김씨 문중 밭 사이의 경계에 돌담을 새로 쌓고 시멘트로 바닥을 정리한 모습. 사진=조해훈
김씨 문중 밭 사이의 경계에 돌담을 새로 쌓고 시멘트로 바닥을 정리한 모습. 사진=조해훈

손석태 사장님은 하동에서 돌담을 가장 잘 쌓으시는 분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과연 소문난 대로 담을 잘 쌓으셨다. 이강재 사장님 역시 화개에서 포클레인 분야에서 가장 일을 잘 하시는 분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름에 걸맞게 손 사장님을 비롯한 세 분이 돌담을 쌓으실 때 포클레인으로 큰 돌을 주워 적당하게 올려주기도 하는 등 마치 자신의 몸처럼 거대한 기계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신기하여 여쭤보니 군대생활을 공병대에서 하면서 포클레인을 배워 군 시절부터 포클레인을 운전했다고 했다. 목소리도 커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의 동생쯤 되는 것 같았다.

그는 옆집과의 사이에 돌담을 새로 쌓고 나자 “집 입구를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마당도 넓어질 것 같습니다”며, “어떻게 할 겁니까?”라고 물었다. 필자는 “아무래도 전문가께서 그렇게 보시니까, 그렇게 하시죠.”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하여 마당으로 들어오는 입구를 변경하는 공사를 했다. 애초 담장만 쌓고 마당 정리만 할 계획이었는데, 예상 외로 공사가 커져 버렸다.

마당에 엉망으로 깔려 있는 파이프와 호스관을 교체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해훈
마당에 엉망으로 깔려 있는 파이프와 호스관을 교체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해훈

옆집 경계 돌담 쌓기를 마친 후 아래채에서 김해 김씨 문중 밭과 경계에 돌담을 새로 쌓는 공사를 시작했다. 화재가 나기 전에는 이 경계에 기초는 큰 돌로 되어 있고 그 위는 대나무로 울타리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불이 나자 대나무 울타리는 전소되고 초석도 엉망이 돼 나뒹굴었다. 돌담을 다 쌓고 나니 깔끔해보였다.

이 돌담과 본채 사이는 시멘트로 바닥을 마무리했다. 본채와의 사이에 있던 창고가 불에 타버려 나중에 창고 등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한 것이다. 이날 시멘트 공사를 위해 중간 크기의 포클레인이 추가로 한 대 더 오고, 포장을 하는 사람 2명이 더 왔다.

이제 입구와 마당 공사를 해야 했다. 기존에 입구가 아래채를 보고 올라가도록 돼 있었다. 그 방향을 막아 흙으로 메우고 돌담을 쌓아 마을길에서 바로 꺾어 본채 쪽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꾸는 공사다. 새로운 진입로를 위해 마당을 파니 플라스틱 파이프와 호스가 이리저리 많이 깔려 있었다. 그것들을 정리하는데 며칠이 소요되었다. 그것들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것들이 낡아 모두 교체를 해야 했다.

기존의 진입로에 흙을 메워 마당을 정리한 모습. 사진=조해훈
기존의 진입로에 흙을 메워 마당을 정리한 모습. 사진=조해훈

필자의 집 마당을 통해서 옆집과 앞집의 수도관이 들어가고 있었다. 옆집에서 나오는 오수 역시 마당을 통해 배출되는 상황이어서 낡고 파손된 파이프를 새로 갈았다. 앞집의 부엌 싱크대에서 나오는 오수 역시 마당가로 대책 없이 그동안 쏟아지는 탓에 축축하였는데, 역시 배관을 새로 묻어 필자의 집 오수 배출관을 통해 나가도록 만들었다.

옆집과 앞집 모두 옛날에 대충 지은 집이다보니 기초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필자는 “이왕 공사 하는 것 돌로 야물게 기초 만들어 주시죠?”라고 부탁해, 그렇게 작업했다. 필자의 집 쪽으로 드러나는 부분이어서 그렇게 해야 서로가 좋았다.

진입로를 새로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조해훈
진입로를 새로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조해훈

이제 마당공사를 한다. 기존의 아래채 쪽으로 올라오던 입구를 흙으로 메워 마당을 만들었다. 마당가로 역시 돌담을 쌓았다. 아래채 쪽으로 원래 있던 돌담에 연결해 보완을 하면서 쌓았다. 이제 집이 좀 더 반듯해보였다. 마지막 공사로 새로 난 진입로에 시멘트로 포장을 했다. 마당은 아직 흙이다. 여러 사람들이 조언을 했다. “잡초를 감당할 수 없을 테니 시멘트로 하라”, “시멘트를 하고 그 위에 납작한 돌을 깔아라”, “돌 사이에 풀이 올라오면 깎으면 되니 네모난 돌만 깔아라”, “잔디를 깔아라”는 등의 의견이 있었다.

진입로를 새로 내고 시멘트로 포장한 모습. 사진=조해훈
진입로를 새로 내고 시멘트로 포장한 모습. 사진=조해훈

6월 17일 진입로에 시멘트를 깔았으니 공사 기간이 12일이었다. 그동안 공사를 하느라 집은 흙먼지로 엉망이었다. 어떤 형식으로든 마당 공사를 마무리해야 창문도 제대로 열 수 있을 것 같다. 집안까지 먼지가 들어와 푸석거렸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데 애초 예상 외로 공사를 크게 벌였으니, 가장 큰 문제는 공사비이다.

<역사·고전인문학자,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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