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 (74) - 은어 잡이가 한창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동천
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 (74) - 은어 잡이가 한창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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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7 21:17
  • 업데이트 2021.06.2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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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개동천에 걸갱이로 은어 잡는 사람 많아
수박향 나고 쫄깃해 거부감 없이 누구나 좋아해
큰 것 30cm까지 자라 잡을 때 손맛과 스릴 만점

요즘 경남 하동군 화개면 가탄리 쌍계제다 옆 화개동천에는 걸갱이로 은어를 잡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연신 옆구리에 찬 조래기에 잡은 은어를 넣는다. 아래쪽 화개장터 인근 계곡에는 낚싯대로 은어를 잡는 사람이 여럿 있다.

걸갱이는 생소한 단어이다. 화개동천에는 바다로 나갔다가 회귀하는 은어가 많다. 대개 지금부터 9월까지 이 화개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은어를 잡는다. 걸갱이로 은어를 잡는 방법은 화개의 독특한 전통 은어 잡이라고 한다. 물이 아주 맑은 화개동천에서 잡히는 은어는 특히 미식가들에게 수박향이 강하고 맛이 쫄깃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거부감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잘 먹는다. 은어는 회 외에 튀김이나 밥 위에 쪄 은어비빔밥으로도 먹는다.

물속에 반쯤 잠수해 걸갤이로 은어를 잡는 모습.
물속에 반쯤 잠수해 걸갱이로 은어를 잡는 모습. 사진=조해훈

그러면 걸갱이란 무엇일까? 한 마디로 물속에 들어가 낚싯대에 매단 바늘로 은어의 몸통 아래쪽을 긁어 걸어서 잡는 방법이다. ‘걸갱’이란 단어는 그렇게 은어의 아래 부위를 긁는 행위를 화개의 사투리이다. ‘걸갱이’는 그렇게 잡는 낚시도구를 일컫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글갱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예전에 걸갱이 낚싯대를 만들어 사용했다. 지금도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화개의 문구점과 철물점에서 판매하는 걸갱이 낚싯대를 구입해 은어를 잡는다. 대나무 걸갱이는 2만 원, 카본 걸갱이는 3만 원에 판매한다.

오랫동안 걸갱이로 은어를 잡아온 주민들의 조언을 받아 구체적으로 잡는 방법을 정리해보겠다. 이전에 화개동천에서 걸갱이로 하루에 많이 잡을 때는 300마리 정도 되었다는 화개면 정금리 박 모씨의 설명과 화개가 고향으로 은어잡기의 달인(?)인 ‘법무법인 예주’의 이 모 사무장의 글과 사진 등의 도움을 받았다.

낚시로 은어를 잡는 모습.
낚시로 은어를 잡는 모습. 사진=조해훈

걸갱이로 은어를 잡기 위해서는 기본 준비물이 필요하다.

첫째, 수경이 있어야 하는데, 해녀들이 쓰는 것이 시야확보에 좋다. 둘째, 걸갱이는 두개 정도 준비하고, 여분의 묶은 바늘도 준비한다. 셋째, 잡은 은어를 즉시 넣어야 하는데 옆구리에 차는 조래기가 필요하다. 넷째, 안전을 위해 슈트가 필요하다. 다섯 째, 아쿠아슈즈가 있어야 한다. 그 외 두레박과 은어통이 있으면 좋다.

은어는 이끼를 먹고 살며 물살을 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물살이 잔잔히 흐르는 곳이 은어를 잡는 포인트이다. 쌍계제다 옆 계곡이나 목압마을 목압다리 인근에서 많이 잡힌다.

대형 언어는 산소 유입이 많고 물살이 강한 곳에 서식하는데, 현지 주민들이 주로 잡는 포인트다. 이런 곳은 물살이 세 위험하다. 그리고 대형 은어를 잡다 장비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은어는 30cm까지 자란다. 큰 놈들은 걸었을 때 걸갱이를 끌고 가거나 낚시 바늘이 해체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렇게 큰 은어는 신흥마을 계곡 등 주로 화개동천 위쪽에 주로 있다.

​은어의 몸통 아래 부분에 긁힌 상처 자국이 있다. 사진=법무법인 이홍배 사무장 제공​
​은어의 몸통 아래 부분에 긁힌 상처 자국이 있다. 사진=법무법인 이홍배 사무장 제공​

목압마을의 김갑득(66) 씨는 “우리가 어렸을 때 신흥계곡에 가 명태만한 은어를 비료포대에 가득 잡아오곤 했다”라고 말했다.

초보자들은 은어를 걸갱이로 잡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왼손과 걸갱이로 은어를 쫓는 연습을 해야 한다. 씨알이 좀 작은 은어들은 이럴 때 당황해서 바위틈에 머리를 박고 가만히 있는데, 이럴 때 은어를 잡는다. 돌 틈에 숨기 때문에 걸갱이 바늘이 손상될 확률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은어잡기에 어느 정도 숙달이 된 사람은 은어를 따라갈 수 있고, 양손을 이용하여 은어를 몰 수 있다. 은어를 물살이 있는 곳으로 몰아서 잡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사람들은 1시간에 10마리 이상 잡는다. 또 은어를 잡을 때 몸통이나 머리를 긁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은어가 자주 빠지거나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화개 혜성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은어 돌솥비빔밥. 돌솥의 쌀 위에 은어를 얹어 익힌 후 그 밥에 비벼 먹는다. 사진=혜성식당 제공.​
​화개 혜성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은어 돌솥비빔밥. 돌솥의 쌀 위에 은어를 얹어 익힌 후 그 밥에 비벼 먹는다. 사진=혜성식당 제공.​

은어를 오랫동안 잡아온 주민들은 물살이 강한 곳에서 대형 은어를 잡는다. 대형 은어를 걸갱이로 걸었을 때 손맛이 좋고, 스릴 또한 만점이다. 이 정도의 전문가라면 은어보다 빨리 움직인다.

그리고 은어를 잡을 때 머리를 약간 돌려 옆으로 보고, 오른 팔을 약 45도 정도 위로 꺾어서 잡고. 걸갱이로 은어를 내리친다는 느낌으로 긁는다. 따라서 잡는 사람의 팔 동작을 보면 은어잡기의 고수인지 하수인지 알 수 있다. 이때 은어가 이동하는 속도를 계산하여 머리보다 앞쪽(약 30cm)을 잡아채야 꼬리 부분을 긁을 수 있다. 주민들은 “잡은 은어를 보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화개동천에서 잡아 썬 은어회. 사진=조해훈
화개동천에서 잡아 썬 은어회. 사진=조해훈

또한 낮에는 은어가 위쪽으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아래로 쫓아 잡아야 한다. 물론 밤에는 반대이다. 그래서 화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사실 밤에 은어를 많이 잡는다. 은어는 밤에 얕은 물로 이동하고, 밤에는 움직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잡기가 매우 쉽다.

은어 튀김. 사진=조해훈
은어 튀김. 사진=조해훈

일명 ‘은어 놀림 낚시’라고 하는 낚싯대로 은어를 잡는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살아있는 은어에 바늘을 붙여서 물속에 넣어 다른 은어의 공격을 유도하여 잡는 방법이다. 은어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는 다른 은어를 공격하기 습성이 있다. 이러한 은어의 성격을 이용하여 잡는다. 씨은어는 은어를 파는 식당에서 구입하면 된다. 보통 마리에 3천 원가량 한다. 바늘 가격은 5천 원이다.

 <역사인문학자,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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