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82) - 비록 못 배우고 내세울 것 없는 자일지라도 마음의 본체가 밝게 빛난다면 절로 정정당당한 사람이 될지니 …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82) - 비록 못 배우고 내세울 것 없는 자일지라도 마음의 본체가 밝게 빛난다면 절로 정정당당한 사람이 될지니 …
  • 허섭 허섭
  • 승인 2021.07.01 20:23
  • 업데이트 2021.07.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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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182 - 비록 못 배우고 내세울 것 없는 자일지라도 마음의 본체가 밝게 빛난다면 절로 정정당당한 사람이 될지니 …

공적을 자랑하고 문장을 과시함은(과시하는 사람은) 
모두 외물에 기대어 사람 노릇을 하는 것이니
마음의 본체가 밝게 빛나서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 
비록 한 치의 공적과 보잘 것 없는 지식을 가졌을지라도
이 또한 절로 정정당당한 사람이 되는 바를 (그들은) 알지 못한다.

  • 誇逞(과령) : 자랑함, 으스댐. 여기서 逞은 ‘지나치다, 제 멋대로 하다’ 의 뜻으로 볼 수 있다. 
     * 逞은 원래 발음은 ‘정’ 이며 ‘령’ 은 속음이다. ‘通(통) / 快(쾌) / 解(해)’ 의 뜻이 있다. 
    *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자신들의 지침이나 강령을 거부하는 조선인들은 일러 ‘불령선인(不逞人)-수상한 조선인, 나아가 불량한 조선인’ 이라 칭하며 요주의(要注意) 인물로 낙인찍어 걸핏하면 체포 구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 功業(공업) : 공적(功績), 공로(功勞).
  • 文章(문장) : ‘지은 글, 글을 짓는 솜씨’ 를 뜻하는 말이나 여기서는 그 의미를 확대하여 그 사람이 지닌 ‘학문과 지식’ 전체를 의미한다. 
  • 炫耀(현요) : 찬란하게 빛남, 자랑하다.  炫은 원래 ‘빛나다’ 의 뜻이나 전(轉)하여 ‘자랑하다’ 의 뜻도 갖게 됨.
  • 靠(고) : 기대다, 의지하다.
  • 外物(외물) : 자기 이외의 모든 것들.
  • 做人(주인) : 사람됨, 위인(爲人).  做는 ‘造(지을 조) / 作(만들 작)’ 과 같은 뜻이다. 
  • 瑩然(영연) : 구슬이 찬란하게 빛나는 모양.  瑩은 본래 음은 ‘밝을 영’ 이나 때로는 ‘의혹(疑惑)할 형’ 으로도 읽는다.
  • 本來(본래) : 본래의 모습.
  • 寸功(촌공) : 아주 작은 공로.
  • 隻字(척자) : 적은 지식. 한 글자, 한 줄의 변변치 못한 지식을 말함.  隻은 ‘단 하나(單一)’ 의 뜻, 반대어는 雙(쌍)이다.
  • 堂堂正正(당당정정) : 훌륭한 모양, 바르고 떳떳한 모양. 정정당당(正正堂堂).

* 이 장을 해석함에 있어서 전체적인 대의를 생각해 볼 때, 不知의 목적어로 걸리는 부분은 不知 이후의 전체가 해당된다. 그런데 간혹 기존의 역자들 가운데에는〔心體瑩然 本來不失〕까지로만 해석하여 문맥의 흐름에 맞지 않게 번역한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그 뜻을 명확히 하려고 본문에서는 일부러 不知와 心體瑩然을 띄어 쓴 것이다.

인물어룡도(人物御龍圖, 전국시대) - 장사(長沙) 초나라 무덤 출토(왼쪽)과 인물용봉도(人物龍鳳圖, 전국시대 ) - 장사(長沙) 초나라 무덤 출토

◈ 『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子曰(자왈) 弟子入卽孝(제자입즉​효) 出卽弟(출즉제) 謹而信(근이신) 汎愛衆而親仁(범애중이친인) 行有餘力(행유여력) 卽以學文(즉이학문).
-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젊은이가 들어와서는 효를 행하고 나가서는 곧 공경하며 행동을 삼가며 믿음직스러워야하며 널리 대중을 사랑하고 인을 친히 여겨 힘이 남는다면 글을 공부하라.

子夏曰(자하왈) 賢賢易色(현현이색) 事父母能竭其力(사부모능갈기력) 事君能致其身(사군능치기신) 與朋友交言而有信(여붕우교언이유신) 雖曰未學(수왈미학) 吾必謂之學矣(오필위지학의).
- 자하가 말했다. (아내를 대함에 있어서) 현덕을 중시하고 미색을 경시하며, 부모를 섬김에 있어서 자신의 힘을 다할 수 있고, 임금을 섬김에 있어서 자신의 몸을 바칠 수 있고, 친구와 교제함에 있어서 말에 신용이 있다면, 비록 못 배웠다고 할지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일러 배웠다고 할 것이다.

* ‘賢賢易色’ 을 해석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견해가 있으니
① 어진 사람을 존경하고, 색을 멀리한다.
② 어진 사람을 대접하되 마치 미녀를 대하는 듯이 하다.
③ (인간관계를 확충해 나가는 전체적인 문맥으로 보자면, 이 첫 구절은 아내와의 관계를 언급한 것으로 본다.) 즉 아내의 어짊을 볼 것이요, 미색은 가벼이 여겨야 한다.

※ 위에서 인용한 논어의 말씀이나 채근담 이 장의 대체(大體)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먼저 인간이 되어라!’ 이다. 사람의 근본도 못 지키면서 학문은 해서 무엇하겠는가? 결국 이런 자들이 곡학아세(曲學阿世) 하는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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