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63) - 댓잎술 한 잔 걸치고 눈밭 속에 갈대꽃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노니 …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63) - 댓잎술 한 잔 걸치고 눈밭 속에 갈대꽃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노니 …
  • 허섭 허섭
  • 승인 2021.09.20 06:00
  • 업데이트 2021.09.19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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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장우(張瑀 金 미상) 문희귀한도(文姬歸漢圖) 29+127 右 길림성박물관
장우(張瑀, 金, 미상) - 문희귀한도(文姬歸漢圖)(右)

263 - 댓잎술 한 잔 걸치고 눈밭 속에 갈대꽃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노니 …

갈대꽃 이불 덮고 눈밭에 누워 구름 잠 잘지라도 
한 움집의 밤기운을 족히 누릴 수 있고

댓잎술 한 잔 속에 음풍농월(吟風弄月) 하면
만장(萬丈)의 홍진(紅塵)이라도 멀리할 수 있으리라. 

  • 蘆花被(노화피) : 솜 대신에 갈대꽃을 넣어 만든 이불.  被는 이불.
  • 臥雪眠雲(와설면운) : 눈 위에 눕고 구름 속에 잠듦. 산속의 소박한 생활을 의미함.
  • 窩(와) : 움집, 굴혈(窟穴). 여기서는 그냥 室의 뜻임.
  • 夜氣(야기) : 밤에 생장(生長)하는 맑은 기운. 만물이 잠들어 있는 고요한 밤에 사념(邪念)이 없어지고 정신은 저절로 맑아지는 것, 즉 이욕과 사악함이 사라진 맑고 순수한 기운을 뜻함. 맹자는 야기를 기르는 것을 수양법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 竹葉杯(죽엽배) : 술잔. 竹葉은 술의 이명(異名)으로, 술의 빛깔이 푸른 대나무 잎과 흡사하다 하여 나온 말이다.
  • 吟風弄月(음풍농월) : 맑은 바람에 시를 읊고 밝은 달을 희롱함. 세속을 벗어난 상태를 뜻함.
  • 躱離(타리) : 몸을 피하여 떠남.  躱는 몸을 피하다.
  • 萬丈紅塵(만장홍진) : 켜켜이 눌러앉은 세속의 때와 먼지. 더럽고 어지러운 속세를 뜻함.
263 장우(張瑀 金 미상) 문희귀한도(文姬歸漢圖) 29+127 左 길림성박물관
장우(張瑀, 金, 미상) - 문희귀한도(文姬歸漢圖)(左)

◈ 맹자가 말한 야기(夜氣) - 『맹자』 고자장구(告子章句) 상(上)에

其日夜之所息(기일야지소식) 平旦之氣(평단지기) 其好惡與人相近也者幾希(기호오여인상근야자기희) 則其旦晝之所爲(즉기단주지소위) 有牿亡之矣(유곡망지의). 牿之反覆(곡지반복) 則其夜氣不足以存(즉기야기부족이존) 夜氣不足以存(야기부족이존) 則其違禽獸不遠矣(즉기위금수불원의). 

- 인간에게 밤낮으로 생장하는 이른 아침의 맑은 기운이 있어,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마음이야 사람이라면 거의 같겠지만 (실제 행위에 있어 차이가 나는 까닭은), 낮에 행하는 바가 이 기운을 뒤섞어 없애 버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뒤섞어 없어지는 것을 되풀이하면 그 야기-(밤의 맑은 기운)는 남아 있지 못하게 되고, 야기가 남아 있지 못하게 되면 금수(禽獸)와 다름이 없다.

故(고) 苟得其養(구득기양) 無物不長(무물부장) 苟失其養(구실기양) 無物不消(무물불소). 孔子曰(공자왈) 操則存(조즉존) 舍則亡(사즉망) 出入無時(출입무시) 莫知其鄕(막지기향) 惟心之謂與(유심지위여).

- 진실로 길러 주면 자라지 않을 것이 없고, 길러 주지 않으면 사라져 없어지지 않을 것이 없으리라。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꼭 잡고 있으면 보존하고, 놓으면 사라져 버리고, 오고 가는 것에 정해진 때가 없으며, 그 향하는 바를 알 수 없으니, 오직 마음을 두고 이르는 것이라!'

平旦之氣 : 아침의 맑은 기운. 자고 나서 새벽 사물과 접촉하기 전의 차분히 가라앉은, 사욕(邪慾)이 없고 밝고 명랑(明朗)한 기분을 말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양심(良心)이 싹터 오르는 기운이라 하겠다. 

※ 이처럼 맹자는 인간의 사물에 매이지 않은 맑은 정신을 가리켜 ‘夜氣(야기)’ 와 ‘평단지기(平旦之氣)’ 라 일컬으며, 이어 다음에 공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마음을 잘 지키고 길러야 함을 강조하였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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