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文과 동문', 재판에 왜 필요?" 尹징계소송 재판부의 일침
"'판사가 文과 동문', 재판에 왜 필요?" 尹징계소송 재판부의 일침
  • 이장호 기자 이장호 기자
  • 승인 2021.10.15 16:49
  • 업데이트 2021.10.15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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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징계 취소소송서 완패…재판부 분석 문건도 징계사유
"악용 위험성·사생활 침해 개인정보들…비밀리 작성해 판사들 몰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당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법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자신에게 내려진 징계처분을 취소하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4가지 사유중 3가지 사유 전부 법무부 손을 들어준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재판부 분석' 문건이었다.

'주요사건 재판부 분석'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형사재판에서 공소유지 공소유지 참고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자료"라고 주장하며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결론은 단호했다. 해당 문건이 공소유지를 위해 필요하지 않은 판사들의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위법한 문건이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정용석)는 전날(14일) 오후 2시 윤 전 총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윤 전 총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주요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에 대해 "공소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볼 수 없는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해당 문건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작성된 문건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문건에서 기준으로 삼은 '주요 사건'들이 어떤 기준으로 분류되고 선정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담당했었던 김미리 부장판사에 대해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적혀 있는 것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판사가 특정 연구회 가입했다는 사정이 공소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게다가 '우리법 연구회' 출신 판사가 특정 정치성향을 가진 것처럼 언급하는 다수 언론 보도가 이뤄진 바 있어, 이런 개인정보가 수집돼 문건에 기재된 것이 더욱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가 검찰의 한 차장검사와 친족관계가 있다는 기재 내용도 '주요 사건'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이 정보가 김 부장판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검찰 간부를 파악하는 용도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정보가 공소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정보가 아니라고 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법률대리인 이완규, 손경식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윤 전 총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 패소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0.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한 배석판사에 대해서 법원행정처의 2016년 물의야기 법관 리스트에 포함돼 있고 그 사유가 기재된 것도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정보임이 명백하다"고 꼬집었다. 또 정보의 수집 경위가 현재 진행 중인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서 증거로 제출된 자료를 공판검사가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형사사건을 맡고 있는 윤종섭 부장판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라는 내용도 공소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정보가 아니라고 봤다.

윤 전 총장 측은 1심 선고 후 "이미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를 단순 취합한 것이 '개인정보 수집'이라는 황당한 판단이 이루어진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문건이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를 수집해 작성했더라도 위법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문건은 민간에서 작성된 것이 아니고 공권력 행사를 통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국가기관인 검찰에서 작성된 것으로, 작성 과정이 비밀리 이뤄져 판사들이 작성 여부를 알 수 없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악용될 위험이 있거나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많은 개인정보들이 포함돼 있다"며 "지시할 당시 법을 위반해 수집할 것을 지시했다고 볼 증거는 없으나, 문건 작성 완료 후 보고받았음에도 삭제·수정 조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