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부산 과학 인사이드] (2) 제임스 웹 망원경, 빅뱅을 포착하러 출항하다
[CBS부산 과학 인사이드] (2) 제임스 웹 망원경, 빅뱅을 포착하러 출항하다
  • 조송현 기자 조송현 기자
  • 승인 2022.06.19 12:18
  • 업데이트 2022.06.19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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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아기 우주’의 사진 촬영하러 출항한 인류 최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새해 첫 과학인사이드에서는 웹 망원경과 우주 얘기로 꾸며보겠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무려 100억 달러(약 11조8700억 원)를 들여 만든 ‘제임스 웹 망원경(JWST, 이하 웹 우주망원경)이 지난해 12월 25일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웹 망원경은 앞으로 한 달간 지구와 태양의 중력 균형이 이뤄지는 150만km 거리의 라그랑지언 포인트(L2)로 날아가 자리 잡는다고 합니다. 장비 점검과 시험 관측 등을 마치고 6개월 후부터 본격 심우주 관측에 들어갑니다. 웹 망원경은 조만간 퇴역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대신해 훨씬 더 과거의 우주 모습, 원시 우주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 나눠봅니다.

과학 인사이드

과학교양서 ‘우주관 오디세이’의 저자이신 웹진 인저리타임 조송현 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1. 100억 달러짜리 망원경이라니, 상상이 잘 안 됩니다. 우선 웹 망원경의 용도와 제원을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우선 우주망원경의 이름 제임스 웹은 1960년대 아폴로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2대 NASA 원장의 이름입니다. 이 망원경의 용도는 심우주(아주 먼 우주) 관측입니다. 모양은 금으로 도금한 6각형 거울 18개를 이어붙인 벌집 구조인데, 지름이 6.5m입니다. 설계부터 이날 발사까지 무려 25년인 초대형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2. 우주관측용 망원경 하나에 11조 원과 25년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다니 놀랍습니다. 지금까지 우주 관측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 허블 우주망원경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 NASA(나사)는 웹의 관측 성능에 대해 허블의 100배라고 했습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38만km)에 있는 호박벌의 열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웹의 거울 크기는 2.7배이면서 무게는 그 절반입니다. 설치 위치도 허블 망원경이 지상 610km에서 지구와 같은 공전궤도였다면 웹 망원경은 이보다 훨씬 먼 우주공간인 150만km입니다. 허블은 근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 스펙트럼을 관측하는 데 비해 웹은 가시광선 및 적외선 관측하는 우주망원경입니다.

3. 멀리 떨어진 호박벌의 열을 감지할 정도라니 입이 쩍 벌어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관측한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우주 관측에 적외선을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 ‘호박벌의 열 감지’라는 표현에 드러났듯이, 가시광선 관측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물체를 관측한다면 적외선 관측은 물체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적외선으로는 볼 수 있는 게 많습니다. 특히 우주가 현재 팽창하고 있는데 거리가 멀수록 팽창속도가 빠릅니다. 그러면 먼 천체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이 길어지는 적색편이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먼 천체를 관측하는 데는 적외선이 효과적입니다. 대신 적외선 관측의 어려움도 많습니다. 장비 자체의 열을 차단하기 위해 웹 망원경은 영하 223도의 극저온으로 유지하고, 가림막으로 태양빛을 차단하도록 설계됐습니다.

4. 영하 223도에 작동하는 망원경이라니, 상상이 잘 안 됩니다. 그만한 성과를 예상한 것일 텐데, 용도인 심우주 관측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심우주’가 무슨 뜻인지도 풀어주시죠.

- 우선 심우주부터 설명해볼까요. 심은 깊을 심(深), 깊다는 뜻이니 심우주는 깊은 우주란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깊다는 것은 거리상으로 멀다는 의미이자, 시간적으로 오랜 과거라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심우주란 우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의 모습이자 먼 과거, 달리 말하면 유년기의 우주를 말합니다.

5. ‘멀리 떨어진 천체들의 모습은 먼 과거의 우주 모습이다’, 이해가 될 듯 말 듯한데, 호기심이 생기네요. 그렇다면 웹 망원경은 얼마나 먼 천체, 어느 정도 과거의 천체를 볼 수 있을까요?

- 웹 망원경의 1차 미션은 빅뱅 직후 135억 년 전, 최초의 별과 은하가 형성된 상황 관측입니다. 우리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135억 년이면 빅뱅 이후 3억 년, 우주 나이 3억 년입니다. 빅뱅이론에 따르면 빅뱅으로 우주가 팽창하면서 수소 헬륨 같은 원소가 생기고 이들이 모여 별과 은하를 형성했다고 합니다. 별 안의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명체에 필수적인 무거운 원소들, 탄소 질소 산소 인 황 등이 차례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웹 망원경은 이 원시 우주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목격하겠다는 겁니다.

6. 웹 망원경의 또다른 미션은 어떤 게 있나요?

- 외계행성, 즉 태양계 밖의 제2, 제3의 지구의 대기를 관측하는 겁니다. 대기 관측을 통해 그곳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나아가 인류가 이주해 살 만한지를 알아보려는 것이죠.

7. 허블 망원경도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고 들었습니다. 웹은 그보다 100배의 성능이라면 놀라운 결과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 1990년 가동된 허블 우주망원경은 우주 나이가 138억 년이라는 사실, 우주가 가속 팽창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허블 망원경의 최대이자 극적인 성과는 바늘구멍 크기의 빈 공간 사진입니다. 빈 공간이었던 그 속에는 놀랍게도 1만개의 은하가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들 은하마다 2000억 개의 별이 들어 있었죠.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도 비슷한 사진이 찍혔습니다.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로 빼곡하게 차여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들 모습은 130억 년 전의 빛까지 담은 것이었습니다. 웹 망원경은 허블보다 더 먼 과거의 우주, 3살의 우주를 찍겠다는 목표인데, 그 사진은 아무리 많은 상상을 무장하고 보더라도 틀림없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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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못 다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미션에 대해 얘기해주시죠.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 후 우주공간에서 지름 6.5m 크기의 금빛 거울을 펼치는데 성공하고 150만km 거리의 라그랑지언 포인트 L2를 향해 순항 중이라고 외신이 전해왔습니다. 6개월쯤 후면 본격 미션에 들어갈 텐데요.

웹 우주망원경의 1차 미션은 지금으로부터 135억 년 전의 우주 모습을 관측하는 것입니다. 우리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니까 우주가 생긴 지 3억 년 후, 인간으로 치면 2살가량의 어린 우주의 관측하는 임무입니다.

2. 135억 년 전의 우주 모습을 본다는 게 도무지 상상이 안 되고, 또 그 모습이 곧 탄생 후 3억 년의 어린 우주 모습과 같다는 것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그것, 빛이 오는 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빛은 1초에 약 30만km를 달리죠. 빛이 거리가 1억5000만km인 태양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는 8분19초가량 걸립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보는 태양은 8분19초 전의 태양인 셈입니다.

이런 원리로 거리가 먼 물체의 모습은 그만큼 먼 과거의 모습입니다.

3. 여전히 상상이 잘 안 되는데요, 그렇다면 웹 우주망원경이 관측하고자 하는 135억 년 전의 우주는 어떤 모습인가요?

여기에 답하려면 빅뱅이론을 얘기해야 하는데, 이건 절대진리라고는 할 수 없는, 그래서 논란도 많이 야기하는 과학의 한 이론임을 전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답하기 전에 문제 하나 내볼게요. 빅뱅 이전에 뭐가 있었을까요?

4. 우주가 빅뱅으로 탄생했다며, 빅뱅 이전엔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가 아닐까요? 잘 모르겠는데요.

빅뱅 이전에 동방신기가 있었습니다. (웃음)

-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와 비슷한 질문은 성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 시대에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우주 탄생 이전에 하느님은 무엇을 하셨는가?’입니다. 항간에 유행한 대답은 ‘하느님은 너처럼 골치 아픈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옥을 만들고 계셨다’이라고 합니다.

- 이 내용은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에 나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항간의 대답을 언급하면서 “나는 그렇게 억지를 쓰지는 않겠다. 세상이 만들어지기 ‘이전’이라는 개념은 없다. 왜냐하면 시간 그 자체도 우주 탄생의 산물 중 하나일 테니까”라고 했습니다. 정말 멋진 대답이죠? 오늘날 천체물리학자나 우주론 학자들도 이보다 더 적절한 대답을 찾기 힘들 것입니다. 빅뱅 우주론은 시간과 공간이 빅뱅과 함께 탄생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웹 망원경이 관측하려는 135억 년 전의 우주 모습은, 빅뱅 이론에 따르면 빅뱅 직후에는 온 우주가 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1초만에 우주는 식으면서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생기기 시작했고, 3분 동안 수소 헬륨 리튬 등 가벼운 원소가 합성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가벼운 원소가 가스로 뭉쳐졌다가 3억 년쯤 됐을 때 1세대 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은하는 훨씬 뒤에 이들 별들이 모여 형성됐고요. 그러니까 135억 년 전에는 하늘은 별도, 은하도 없는 암흑천지 중에 별이 하나 둘 생겨나는 모습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데요. 그러나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한 놀라운 장면들이 찍혀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5. 예, 웹 우주망원경이 보여줄 135억 년 전의 우주 모습이 기대됩니다. 웹 우주망원경의 또다른 미션은 어떤 게 있나요?

- 외계행성, 즉 태양계 밖의 제2, 제3의 지구의 대기를 관측하는 겁니다. 대기 관측을 통해 그곳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탐색하겠다는 것이죠.

6. 외계행성이라면 태양계 밖의 행성이라는 말인가요? 행성은 태양처럼 빛을 내지 않는데 어떻게 관측하는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관측된 게 있나요?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약 6000개입니다. 지난 1018년 미항공우주국 나사가 행성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차세대 우주망원경 테스(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 TESS)가 열심히 찾고 있고요. 찾는 방법은 TESS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행성이 태양을 지나갈 때 태양빛이 가려지는 현상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듯이 모든 행성은 자신의 주인격인 태양 주위를 돈다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죠.

7. 이미 찾은 외계행성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이들 중 지구처럼 생명체가 사는 곳도 있을까요?

- 그 증거들을 찾는 게 웹 우주망원경의 임무입니다. 테스가 찾은 외계행성의 대기를 적외선망원경으로 탐색해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높은 행성, 골디락스 행성을 찾을 예정입니다.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으나 분명한 것은 제2의 지구찾기에 진전이 있으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주에 대한 관념을 바꾼 허블 망원경보다 100배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펼쳐 보일 우주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