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재 시인의 렌즈로 보는 풍경 그리고 길] (42) 반월도와 박지도, 노천에 뿌려진 보랏빛 색깔 섬, 퍼플섬
[박홍재 시인의 렌즈로 보는 풍경 그리고 길] (42) 반월도와 박지도, 노천에 뿌려진 보랏빛 색깔 섬, 퍼플섬
  • 박홍재 기자 박홍재 기자
  • 승인 2022.06.15 08:45
  • 업데이트 2022.06.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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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출사팀)만 다니면서 바라보던 시선을 다시 여럿이 가는 곳에 돌려 본다. 요즈음 산악회와 걷기 동호회 그리고 여행사들이 앞다투어 소개하고 있는 곳, 전남 신안군 반월도와 박지도를 보라색으로 칠해놓은 곳으로 간다.

신안군은 지도읍, 압해읍 외 김대중 대통령이 출생한 하의면 등 11개 면에 1,004개 섬으로 바다를 끼고 이루어져 있다. 다도해 3,000여 개 섬 중에 3분의 1이 신안군에 속해 있다. 그 섬을 가진 신안군이 아이디어를 내어 보라색을 통해 세계의 눈을 이곳으로 돌리게 하였다.

세계 여러 나라가 색의 도시를 표방하면서 특히 동유럽의 붉은 벽돌(테라코타)로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어모으듯이 신안군이 보라색을 특화한 것이다. 신안군이 키우는 보라색 참 도라지(왕도라지)꽃과 콜라비 재배와 들녘에 만개한 꿀풀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연제구, 거제리에 보라색으로 칠해진 단독주택이 생각난다. 지인의 독특한 색깔에 집 전체를 보라색으로 꾸며 놓은 것을 보고 특이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부부가 직접 붓질을 하였다고 한다.

무지개의 마지막 색깔이 보라색이다. 아마도 앞에 색들은 화려하여 어디에든 사용하다 보니 이제 막내 색이 지닌 독특함이 눈에 띄었는가 보다. 이제는 흔해 빠진 것보다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던 곳과 사물에 다시 눈을 돌려 그 맥을 짚었을 때, 새로운 감성을 느끼게 하는가 보다.

관광버스 다섯 대가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동안 코로나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다가 달리는 창 너머로 초여름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연초록이 걸음마를 띠어 초록과 녹색을 건너뛰고 있는 풍경이 눈을 환하게 한다.

장르별로 차량을 배치하여 내가 탄 차량은 5호 차로 다양한 장르가 함께 모였다. 시조, 소설, 수필, 시, 아동문학 등등이다. 앞에서 우리 차량의 인솔을 하시는 차달숙 수필가님의 능변이 출발에서부터 가 닿는 4시간여를 거의 쉬지 않고 이야기하여 우리를 즐겁게 하였다. 진실 아닌 거짓도 거짓 아닌 진실도 수필가의 입에서는 하나의 작품이 되어 나오듯이 술술 지어져 나왔다.

그중에 하나를 소개하자면, 우리가 가는 퍼플섬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인 즉슨 ‘신안군에 한 분이 페인트 장사를 하는데 페인트가 다른 색은 다 팔렸는데 보라색이 많이 남았단다. 그때 마침 아는 형님이 높은 자리에 앉게 되었단다. 그래서 부탁하여 그 페인트를 반월도와 박지도에 사용하여 이렇게 우리가 가도록 하였다고 하면서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란다’

4시간 동안 이렇게 지어내던 겪었던 이야기든,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은 타고난 언술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다. 그렇게 웃으면서 가는 길이 지겹지 않게 될 지음 차장 너머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천사대교

목포를 지나 압해도 섬과 섬 사이로 이어진 천사 대교를 지나간다. 바닷가 천사 대교가 바라보이는 자리에 점심을 먹는다. 참 멀기도 한 곳이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니 두 팀으로 나누어서 간다. 우리 4호, 5호 차는 안좌면 읍동리에 있는 김환기 화백 고택으로 먼저 간다.

길가에 ‘김환기 고택’이란 돌 표지판이 서 있는 뒤로 연분홍과 붉은 철쭉이 소담하게 피어 있는 정원을 지나면 마당 넓은 기와집 한 채가 나지막한 산 아래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고 마루가 손님을 마중하고 있다.

렌즈42-2. 김환기 고택에서 문화해설사의 열띤 해설
김환기 화백 고택에서 문화해설사의 열띤 해설

문화해설사님이 김환기 화백의 그림을 한 장 한 장 보이면서 하나씩 설명하신다. 특히 화백님은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며, 추상 미술의 선구자이시다.

‘수화 김환기(樹話 金煥基. 1913~1974) 화백의 생가는 그의 유년기와 청년기 작품 활동이 이루어졌던 공간이다. 2007년 국가 중요 민속자료 251호로 지정되었다. 서울미대 교수와 홍익대 미대 학장을 지냈다. 모더니즘 제1세대 화가로 한국미술의 고전적 소재로 추상적 조형 언어로 양식화한 분이다. 작품 「우주」는 2019년 홍콩에서 131억에 낙찰되었다. 우리나라 미술품 중에 고액 경매로 10점 중 9점이 차지할 정도이다’

렌즈42-3. 김환기 고택 방안의 그림 전시,
 그림이 전시된 김환기 화백의 고택 방

방안을 둘러보니 그림이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아마도 살아서 이런 대우를 받았더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하면서 뒤란을 돌아본다. 여느 집처럼 뒤란은 단출하다. 사람이 지금 살지 않으니 잡초가 자라고 있다.

화백의 감성이 싹튼 곳의 정취는 건너다보이는 야트막한 산자락의 선의 유연한 산 그리메에서도 많은 것을 보고 느꼈을 것 같다.

렌즈42-4. 반월도 입구에서 연결되는 퍼플교
 반월도와 박지도를 연결하는 퍼플교

이제 반월도와 박지도가 있는 퍼플섬으로 간다. 반월도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데 보라색 옷(상의, 하의, 신발, 우산, 모자) 착용 시 무료입장이다. 대신 스카프, 가방, 양말, 토시, 손수건은 예외이다.

반월도에 먼저 들어간다. 보라색이 칠해진 다리를 건너가다 보면 반월도에서 박지도를 건너가는 건너편에 갯벌을 가로지르는 보라색 다리 위로 사람들이 건너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보라색이 주는 정감이 또 새롭다. 많은 사람이 입은 옷과 모자 등이 어우러져 보랏빛 세상이 연출된다.

렌즈42-5. 반월도 마을 지붕도 보라색이다
반월도 마을 지붕도 보라색이다

반월도 마을 지붕도 보라색 일색이다. 갯벌과 도로 사이의 턱도 보라색이다.

특화한 것에 마음이 쑥 빨려드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보고 싶어 이곳으로 오는가 보다. 반월도 로고 위에 앉은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와 어린 왕자도 보라색에 흠뻑 빠져 있다. 또 공중전화 부스와 의자, 햇빛 가리개, 표지판, 화장실까지도 보라색이다. 안좌도에서 반월도를 거쳐 박지도를 돌아 나오는 다리가 약 2km 정도이다. 곳곳에 ‘I PURPLE YOU’ BTS(방탄소년단)의 “뷔”가 만들어 낸 말로 ‘일곱 빛깔 무지개의 마지막 색깔처럼 끝까지 함께 사랑하자’라는 말도 퍼플교 중간중간에 적어두어 사진을 찍는 포인트로 만들어 두었다. 마음껏 보라색을 느끼고 즐기면서 주변 갯벌과 섬과 섬 사이를 바라본다. 곳곳에 전래하는 이야기들이 소개해 있어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갯벌의 물길이며 갈매기의 발자국도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게가 기어가고 작은 구멍으로 들락거리는 갯벌에 사는 망둥어 움직임도 보인다.

렌즈42-6. 반월도 위에 앉은 여우와 어린왕자
 반월도 위에 앉은 여우와 어린왕자
렌즈42-7. 방탄소년단 뷔 끝까지 함께 사랑하자
 방탄소년단 '뷔'가 만들어낸 'I Purple You'(끝까지 함께 사랑하자).

또한 ‘중노두 전설’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노둣길’은 섬과 섬, 바다와 육지를 잇는 옛길로 갯벌 위에 차근차근 디딤돌을 놓아서 만들었다. 썰물이면 갯벌이 드러나고, 밀물이면 물속으로 사라지는 돌로 만든 길이다. 박지도와 반월도는 호수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두 섬 사이에 희미하게 흔적이 남아있는 노둣길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박지도에 암자에 젊은 비구니 스님이 반월도 암자에는 비구 스님이 한 분이 살았다, 서로 간에 보지는 않았지만, 서로 사모하게 되었었다. 두 스님은 건너다보이는 섬을 향해 돌을 하나씩 놓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젊었던 스님은 오랜 세월을 그렇게 보내다 보니 마지막 돌을 놓고 만났을 때는 벌써 늘어난 잔주름과 거친 손이었다. 서로를 쓰다듬으며 고생한 것을 위로하고 있었다. 마침 들물때가 되어 바닷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여 두 스님은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물이 빠지고 나서도 흔적은 간 곳 없고 다만 노둣돌만 남아 있단다.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는 아직도 어른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다.

렌즈42-8. 박지도를 건너면서 뒤돌아본 반월도
 박지도를 건너면서 뒤돌아본 반월도

반월도와 박지도의 연결하는 퍼플교를 걸어서 한 바퀴 돌아 나오면 전설의 이야기가 애틋하게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 애틋함을 가슴에 담으며 보라색 퍼플교를 뒤로하고 목포문학관을 향한다.

서해안 시대의 맞아 목포 출신의 문학인을 기리는 곳이다. 우리나라 연극의 근대극을 최초로 도입한 극작가 김우진, 우리나라 여성 소설가로 최초로 장편소설을 집필한 소설가 박화성, 우리나라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 차범석, 우리나라 평론 문학의 독보적 존재 문학평론가 김현, 등을 위한 복합 문학관이다. 친필 원고와 대표 저서, 작품 속 공간, 서재와 안방 등을 공개하여 살아온 모습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렌즈42-11. 안좌도에서 뒤돌아 본 박지도로 통하는 퍼플교
 안좌도에서 뒤돌아 본 박지도로 통하는 퍼플교
렌즈42-10. 박지도의 상징하는 바가지
 박지도의 상징하는 바가지

멀리 와서 빠르게 돌아보는 시간이 매우 아쉽지만, 현실은 다시 네 시간을 달려 집으로 가야만 하는 길이라 뒤만 돌아다 보인다.

문학관에서 바라보는 목포의 항구가 내려다보이는데 서녘 하늘이 덮쳐진다.

렌즈42-14. 목포문학관의 위용
목포문학관
렌즈42-13. 목포문학관에서 바라보는 목포항
목포문학관에서 바라보는 목포항

크고 넓은 문학관에 우리가 웅성거리다가 빠져나오니 더욱더 썰렁한 파도가 목포 앞바다에서 목포 문학관으로 밀려 들어왔다.

<글, 사진 = 박홍재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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