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실 비용 관련 비판 여론에 방미서 비속어 논란까지 부담
"부끄러움은 국민 몫인가" 공개 비판에 "순방 성과, 국민께 들리겠나" 아쉬움
"부끄러움은 국민 몫인가" 공개 비판에 "순방 성과, 국민께 들리겠나" 아쉬움
영빈관 신축 논란에 이어 비속어 파문 등 외교 악재까지 윤석열 대통령발(發)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국정감사 시즌에 맞춰 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정책 드라이브를 걸려던 국민의힘이 곤혹스럽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대야 투쟁과 윤 대통령 엄호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당의 현 상황이 고달프다는 호소가 상당하다.
21일 방미 중인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일파만파 퍼지자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통해 "한미 정상 간 세밀한 노력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본질과 관계 없는 사항으로 모든 외교적 성과를 호도하고 있다"며 엄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두고 야당이 '빈손 외교' '막말 사고'라고 비판하는 데 대한 반박이다.
일부 예비 당권주자들도 "전쟁터에 장수로 출전 중인 대통령에게 힘을 싣진 못할망정 조롱과 비난으로 도배하다시피 한 민주당의 논평과 일부 언론 기사를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김기현 의원) "대통령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공격이 도를 넘어 국익을 해치고 있다"(윤상현 의원)는 등 감싸기에 나섰다. 공개적인 비판은 대통령을 향해 "정신 차리십시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요"라고 지적한 유승민 전 의원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난처한 분위기를 숨기지 못했다.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당 지도부 관계자), "오랫동안 가져온 습관이나 성격을 바꾸긴 쉽지 않다. 한숨만 나온다"(초선 의원) "정치인은 노출되는 말과 행동 모두가 메시지란 얘기가 있는데, 카메라까지 앞에 둔 외교 무대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당 관계자)는 얘기들이 줄을 잇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이 정기국회를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안건들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태양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전 정권의 주력 사업에 날을 세우고, ICT미디어진흥 특별위원회를 통해 '기울어진 언론 환경'에 대응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여권에 부정적 이슈들이 쏟아지면서 이런 움직임들은 묻히다시피 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영빈관 신축 논란이 한 번 일어나니 대통령실 예산 등 관련 사안이 차례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며 "대야 투쟁을 하면서 대통령실 엄호까지 해야하니 고달프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 차원의 드라이브가 악재를 털어내는 데 한계를 드러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태를 마무리 짓는 것 말고는 현 국면을 풀어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이 분명 국민께 점수를 딸 부분들이 있는데, 매일매일 방어에만 급급하니 답답한 상황(국민의힘 관계자)"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관계자는 "순방을 다녀오면 선물 보따리를 잔뜩 가져오는 게 일반적이고, 지지율도 보통 오르기 마련인데, 이번엔 故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부터 꼬이더니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회담'에 막말 파문까지 벌어졌다. 순방에서 뭘 가져오더라도 국민에게 들릴 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에 계속 공세의 빌미를 주고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께서 귀국 후 도어스테핑에서 간소하게라도 사과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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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div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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