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재 시인의 렌즈로 보는 풍경 그리고 길】 (55) 충남 홍성군의 진산 용봉산 소금강의 바위 순례
【박홍재 시인의 렌즈로 보는 풍경 그리고 길】 (55) 충남 홍성군의 진산 용봉산 소금강의 바위 순례
  • 박홍재 기자 박홍재 기자
  • 승인 2022.10.14 06:40
  • 업데이트 2022.10.14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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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서는 걸음은 염려와 기대가 엇갈리기 마련이다. 오늘도 빗방울이 걱정이나 하는 듯이 한 두 방울 뚝뚝 뜬다. 귀찮은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은 염려를 할 수밖에 없다. 많이 내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현지에 도착했을 때는 맑게 갠다면 더욱 좋은 날씨 선택이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비가 제법 오는데 앞만 보고 달리는 차들도 자기들만의 무엇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앞만 보고 비를 뚫고서 달린다. 9시 30분 경부고속도로에서 호남 지선으로 빠져나와 달린다. 비가 따라오다 지쳐 따라오지 않는다. 우리의 예상이 맞는 것 같았다. 당진 대전 고속도로를 거쳐 논산 천안 고속도로를 지나 10시 20분 수덕사 요금소로 빠져나온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닮았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닮았다

지나가는 길, 도로와 도로 사이를 가로지르는 노란 나무가 인상적이다. 이색적이다. 무슨 나무인지 궁금하다. 알아볼 길이 없다. 차장가에 비친 이정표에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의 유적지 이정표가 보인다. 충절의 도시인 것 같다. 그리고 삽교도 이정표에 보인다. 아마도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삽교천 방조제가 준공되는 날, 이곳에 참석했다가 돌아간 것이다. 이곳이 생애 마지막 공식 행사가 된 것이다. 시대를 가르는 삽교천 방조제이다.

홍성은 허허벌판에 새롭게 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충남도청도 이곳에 이전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충청도 발전의 기미가 있는 도시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겠다. 홍성 시내를 뒤져 김밥집을 겨우 찾아 쌌다.

오름길이 바윗길이다
오름길이 바윗길이다

용봉산 자연휴양림 구룡 매표소에서 일반인 1,000원을 주고 통과한다. 용봉산 휴양림 안내도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어떤 등산길을 택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출발한다. 용봉산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이다.

오른편 길로 오르는 길머리에 ‘용봉산 자연휴양림’이라는 글자가 큰 돌에 새겨져 있다. 그것을 여기에 적어보면서 읽어 본다.

‘산 전체를 뒤덮고 있는 기암괴석이 금강산과 비슷하다고 하여 소금강이라고도 하는 용봉산(龍鳳山)! 지금의 용봉산은 고려 시대에는 북산(北山), 조선 시대에는 팔봉산(八峯山)이라 불렀다. 일제강점기에 홍성군 지역에 있는 산줄기는 용봉산 예산군 지역에 있는 수암산으로 바뀌었다. 조선 시대부터 있었던 용봉사와 수암사라는 절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봉산은 골짜기마다 문화재와 보물이 산재해 있으며 다양한 전설이 곳곳에 전해진다. 예로부터 땅에서 사는 온갖 짐승과 새의 무리는 봉황이 지배하였고, 산 아래로는 물고기를 비롯한 물속의 모든 것들은 용의 지배를 받으며 평화로운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 후로 하늘의 부름을 받아 승천하면서 산의 형상이 용의 몸집에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용봉산이라고 불리고 있다’

바위 능선을 이루고 있다
바위 능선을 이루고 있다

첫 오름길이 바위가 물결치듯 울퉁불퉁하면서 시작된다. 그래 이번 길은 바위투성이 길이라는 예감이다. 그런데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초입부터 바위에 내리는 비는 바위가 미끄러워지면 산길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많이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나무 밑을 지날 때는 비가 오는지도 모를 정도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비옷을 꺼내 입었다. 이슬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처럼 옷이 젖게 되면 산에서 추위를 느끼게 된다.

보는 곳마다 바위 능선이다
보는 곳마다 바위 능선이다
건너편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산마루를 바라보니 바위들이 즐비하게 산을 감싸고 있는 것이 오늘 산행의 묘미를 약간 짜릿함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을 것 같다. 오르는 길가에 바위들이 여기저기 자리한 것이 많이 보인다. 특별하게 바라볼 만한 모양은 없었다. 그런데 조금 오르니 바위산에 돌탑 하나가 서 있다. 바위산에 돌탑이라니! 조금 의외인 것 같다. 바위에 기대면 될 일이지, 돌로 다시 탑을 세우다니 정말 약간의 의문이 생긴다.

바위 사이로 기어가듯 소나무가 자란다
바위 사이로 기어가듯 소나무가 자란다

오르면 오를수록 바위의 생김새가 독특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건너편 산에 자리한 바위들도 군락을 이루고 자신들만의 모습을 뽐내고 있다. 바위들 사이로 소나무 한 그루가 뱀이 기어 나오듯이 나오는 모습이 신기하다. 솔잎도 푸르게 씩씩하게 자라는 것이 양분을 충분히 빨아 먹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바위의 영양분을 먹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

갖가지 바위 군상들이 가는 길목에서 맞아주었다. 이제 큰 바윗덩어리라 할 수 있는 병풍바위가 작은 산을 전체를 이루고 있다. 곁에서는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크다. 여기저기에서 조망해보지만 잘 잡히지 않는다. 바위가 융기 혹은 형성되면서 모양이 정말 여러 가지로 독특한 모습으로 만들어졌던 것 같다. 이제 병풍바위 위 꼭대기로 올라간다.

용봉사
용봉사

오름길에 계곡을 바라보니 용봉사가 자리하고 있다. 용봉산의 주인 노릇을 하고 앉아 있는 것 같다. 그쪽을 향해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다.

바위가 있으면 바위틈에서 자라는 나무나 풀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돌배나무가 자라면서 돌배를 달고 있다. 곁에는 감나무도 있다. 아마도 누군가 여기에서 먹고 남은 씨앗을 버려서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잎을 키워 끈질긴 생명력이 자라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특히 소나무가 바위 틈에서 자라는 것은 보면 그 생명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의자바위
의자바위
악어바위
악어바위
행운바위
행운바위
도룡뇽바위
도룡뇽바위
물개바위
물개바위
삽살개 바위
삽살개 바위
촛대바위
촛대바위

조금 전에 본 의자 바위를 보고 나니 모든 바위가 이름을 붙이면 대답을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바위 사이로 오가면서 생김새를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모양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다. 참 바위도 많은 것을 품속에 품고 있다는 것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정도 정상에 가까이 오니 충남 내포 신도시가 안개 너머로 뿌옇게 펼쳐져 있다. 안내 표지판에 하나씩 표시해 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능선길에 올라서서 여러 모양의 바위 모습을 보면서 간다. 바위와 바위가 얽히고설키면서 모양을 내고 소나무나 길을 품으면서 또 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길을 내어주면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너른 품도 품고 있다. 어쩌면 자신을 뽐내고 싶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위 군을 즐기면 오르락내리락하며 길을 걷는다. 위험한 곳은 지자제에서 튼튼하게 철골 길을 내어주어서 길 걷기도 좋았다.

100년간 옆으로 크는 소나무
100년간 옆으로 크는 소나무

‘용봉산의 보물 옆으로 크는 나무! 용봉산은 다양한 모양의 크고 작은 바위와 분재 형태의 아름다운 소나무가 산재하고 있다. 옆으로 크는 소나무는 수령이 약 100년이 된 용봉산의 보물이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사람들의 손길로 몸살을 앓아 데크 로드를 부득이 소나무와 떨어져 설치하였으니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아가시기를 바란다.’ 안내판이 있다.

악귀봉
악귀봉

악귀봉을 지난다. 바위군이 모여 있다. 있는 그 자리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바위군도 조망한다.

용봉산 정상석
용봉산 정상석
용봉산의 만물상
용봉산의 만물상

 

용봉산 정상에 오른다. 투석봉을 지난다. 이때 어디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가까이 들려오더니 중년 한 분이 용봉산에 대한 소개와 자신을 소개하면서 홍성에서 매주 산행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따라오라고 한다. 친절에 이끌려 내려간다. 마애불이 있는 곳에서 마애불을 소개해준다.

‘미륵불은 먼 훗날 이 땅에 출현하여 중생을 제도하는 미래의 부처이다. 용붕산 서쪽 기슭에 있는 절벽 아래 우뚝 솟은 자연 암석을 활용하여 조각한 입상이다. 머리는 정수리 부분이 평평하며, 귀는 직선으로 턱 밑까지 내려왔다. 가늘고 긴 눈, 넓적하고 낮은 코, 입은 비교적 작으나 얕게 평면적으로 돋을새김한 은은한 미소는 자비로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 신체는 얼굴에 비해 더욱더 평면적이어서 가슴 부분에 두 손을 아래위로 나란히 대고 있는데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왼손은 약간 떨구었다. 이외에 광배(光背)나 신광(身光)·대좌(臺座) 등의 다른 부분은 생략되었다. 고려 중기에 조성된 충청도 지방의 불상 양식이 잘 표현되어 있다.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 미륵불은 유형문화재 제87호로 1979년 7월 3일 지정되었다. 소재는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 1-2에 있다.’<홍성군 상하리 미륵불 소개 현판에서>

마애불상
마애불상

그러면서 오늘 저녁에 잠자리까지 걱정해 주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곳과 그리고 음식점을 소개해 주겠단다. 우리는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나는 그분의 자동차를 타고 시내에 와서 잠자리를 구했다. 또 소개해 준 장어집에 소개되어 함께 술 한잔을 나누었다. 홍성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려주면서 자기 아들이 운영하는 커피 카페도 있는데 마침 휴일이라 커피를 대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한다.

멀리 떠나와서 현지 마을을 안내해 주고 홍보하면서 흔쾌히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데 좋은 분을 만나서 홍성의 밤은 편안하였다.

<글, 사진 = 박홍재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