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11-도서관 이야기】 미국 공공도서관의 책 읽어주는 스토리타임Storytime 프로그램 이야기
【시민시대11-도서관 이야기】 미국 공공도서관의 책 읽어주는 스토리타임Storytime 프로그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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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17 17:17
  • 업데이트 2022.11.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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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숙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

지난 호에서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 도서관>이야기에서 피츠버그 카네기 도서관의 건립과 대출서비스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번에도 피츠버그 카네기 도서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가운데 어린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스토리타임storytime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정보학대학원 문헌정보학과에 1년간 방문학자로 방문하여 학교와 가까운 오클랜드의 아파트에 머무르며 학과 교수의 권유로 집 가까이 있는 피츠버그 카네기 도서관[Carnegie Library of Pittsburgh, 이하 피츠버그도서관]의 그림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인 스토리타임storytime에 당시 6살이던 딸아이와 함께 자주 참여하였다.

이 당시 필자가 피츠버그도서관에서 경험한 책 읽어주는 스토리타임storytime은 주1회씩 주중의 낮 시간에 운영하는 토들러 스토리타임[toddler storytime, 18-36개월]과 취학 전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 읽어주는 프리스쿨 스토리타임[preschool storytime, 36개월-5살]과 주중 저녁시간에 운영하는 파자마 스토리타임[pajama storytime]의 3가지였다. 이는 어린이와 보호자에게 도서관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아이들이 조기에 읽고 쓰는 문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30분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미리 전화로 참가 신청하고 예약한 시간에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면 사서가 의자에 앉아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그림책을 펴들고 읽어준다[아래 그림 참조] 보호자는 의자에 앉고 아이들은 카페트에 앉아서 듣는데, 두어 책을 읽고 나면 사서는 “One little, two little, three little Indians.…”[Ten Little Indians] 등의 동요를 율동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부르고 나서 또 책을 읽어주곤 하였다.

어느 날은 무릎에 만돌린을 올려놓고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미국의 어린이실 사서는 노래도 잘 불러야 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학교에 가서 말하니 미국의 사서는 각자 전문분야가 있는데, 문맹퇴치를 위해 국가가 많은 비용을 투입하기 때문에 어린이 전문사서는 월급이 더 많다고 하였다.

그림, 뉴욕 공공도서관의 스토리타임,https://www.nypl.org/remote-learning-resources/storytime, 2022.10.17. 접속

뉴욕 공공도서관의 스토리타임. https://www.nypl.org/remote-learning-resources/storytime, 2022.10.17. 접속

아이들이 집중력이 떨어져 지루해 할까 봐 중간중간에 노래를 곁들이는 것 같았다. 사서가 그림책 읽는 것을 들으니, 각운이 있어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같이 들렸다.

1회 30분 동안 중간에 노래를 두어 번 부르고 대개 그림책 10권 가량을 읽어주었다. 딸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책은 빌려와서 집에서 읽어주곤 하였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별로 읽어주지 못했는데, 미국에 와서는 스토리타임에 참여한 이후 사서가 읽어주었던 책을 포함해 21권, 오디오북, 비디오테이프 10점을 빌려와 거의 매일 읽어주었다.

그해 초겨울 어느 날, 책을 읽어주려니 감기 기운이 있어 “엄마가 목이 아프니 엄마가 한 문단 읽고 나면, 네가 한 문단 읽고 하는 식으로 번갈아 읽으면 좋겠는데...” 하고 딸아이에게 같이 읽자고 제안하였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딸아이는 모르는 단어는 발음을 물어가며 그림책을 읽는 것이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영어 교육도 책 읽어주기로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내심 놀랐던 적이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그림책 읽어주는 스토리타임 덕분에 도서관에 자주 가고, 책을 21권 3주간 빌려주는 덕분에 책을 충분히 빌려와서 그림책을 읽어주었고, 그 덕에 아이는 영어도 읽을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이것이 책 읽어주기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아이가 영어에 익숙하게 된 것은 생일이 6월이라 만5살이 지난 9월부터 초등학교의 유치원[Kindergarten, 미국은 만 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므로 1년의 유치원과정을 포함하여 7년을 다닌다] 과정에 입학하여 방과 후에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제2외국어로서의 영어] 수업을 받았던 것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책 읽어주기의 힘 덕분으로 학교 수업도 따라갈 수 있었다고 본다.

아들 쇼가 9살 때 대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유명한 <나는 리틀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의 저자 진경혜는 이 세상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보람된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임신하고부터는 이 아이가 남을 도우며 더불어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이민자나 유학생이 미국에 도착할 거라고 하면 공항에 차를 가지고 나가 이들을 숙소까지 데려다 주고, 혹은 은행에 계좌 개설하는 것이나 우리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사회보장카드[social security card] 발급받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였다. 이런 일정이 없는 날에는 호수에 가서 오리 모이를 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아이가 생후 6개월이면 앉을 수 있으므로 이때부터 아이를 안고 하루도 빠짐없이 부부가 각자 10권씩 책을 읽어주었는데, 아빠가 바빠 못 읽어주는 날에는 엄마가 아빠 몫을 더해 20권을 읽어주었고, 주말에는 책에서 읽은 내용과 관련 있는 장소로 야외견학을 가곤 하였다고 한다. 매일 책을 10권씩 읽어주는 엄마, 아빠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책을 읽어주다 보니 아이가 책을 읽고 요약하는 등의 지적 성장이 빨라져서 고등학교 과정까지 엄마가 가르치는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하고, 9살 때 대학에 입학하여 학업뿐 아니라 형들과 잘 지내며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 뉴욕공공도서관 맞은편의 분관인 미드 맨해튼 도서관[Mid-Manhattan Library]에서는 5살 이전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이들의 기본적인 언어능력, 즉 문해력을 개발하기 위해 온라인 스토리타임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로 이동이 자유롭지 않으므로 어린이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언제나 어디서나 무료로 경험할 수 있도록 온라인 스토리타임 동영상을 288개나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집에서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및 수학Math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창의적, 수학적, 과학적 사고에 필요한 개념을 자녀에게 소개하는 ‘온라인 스팀 스토리타임’[Online STEAM Storytime], At Home Storytime 가이드를 사용하여 집에서 부모나 보호자가 자신만의 스토리타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우는 ‘앳 홈 스토리타임’[At Home Storytime], 놀이는 아이의 삶의 근본적인 부분이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우기 때문에 집에서 놀이를 통한 학습 가이드를 제공하는 ‘앳 홈 플레이타임’[At Home Playtime]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의 공공도서관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어린이와 부모들이 집에서 교육적으로 유익하고 즐겁게 지도하며 지낼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들을 고안하여 제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송정숙 교수
송정숙 교수

◇송 정 숙

▷부산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석사, 박사, 고전문학 전공)
▷연세대 대학원 문헌정보학과 졸업(문헌정보학 석사, 서지학 전공)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정보학대학원 문헌정보학과 방문교수
▷부산대 도서관 부관장, 한국기록관리학회 회장, 한국문헌정보학교수협의회 회장 역임
▷부산시, 울산시, 대구시 문화재위원회 위원(현)
▷부산대 사회과학대학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2022.9.1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