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9 - 물방울 속의 사랑, 권갑하
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9 - 물방울 속의 사랑, 권갑하
  • 손증호 손증호
  • 승인 2023.04.29 00:10
  • 업데이트 2023.05.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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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픽사베이]

물방울 속의 사랑
            
                     권갑하

 

 

갈 수 있겠니, 둥글게 지붕을 얹고
벽조차 문이 되고
문마저 하늘이 되는
빈속이,
헛것이 아닌,
사라져도 다시 뭉쳐질

얼마나 좋겠니, 물방울처럼 투명하게
우리 하나로 맺혀질 수 있다면
서로가 제 얼굴처럼 비춰질 수 있다면

만날 수 있겠니, 다시
설렘만으로
세상의 그곳, 그 눈빛 맑은 곳으로
길 하나 낼 수 있겠니
마음에
마음이 가닿는
 
오늘은 ‘벽조차 문이 되고’ ‘문마저 하늘이 되는’ 권갑하 시인의 〈물방울 속의 사랑〉을 만납니다. ‘물방울처럼 투명하게’ ‘하나로 맺혀질 수 있’는 사랑을 꿈꾸고 있군요. ‘설렘만으로’도 ‘마음에 마음이 가닿는’ 눈빛 맑은 사랑! 구어체로 표현해서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