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15 - 석류, 조운
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15 - 석류, 조운
  • 손증호 손증호
  • 승인 2023.06.07 10:12
  • 업데이트 2023.06.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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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석류 [픽사베이]

석류 
              조운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툴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우툴두툴하고 ‘투박한 나의’ 겉만 보시지 말고 남모르게 숨겨온 사랑이 익을 대로 익어 스스로 ‘빠개 젖힌’ 가슴 안의 ‘붉은 뜻’을 ‘보소라 임아 보소라’. 임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가슴속은 붉게 타오르는데, 독특한 울림을 가진 시어 ‘보소라’의 반복으로 고백의 강도는 더해집니다. 이처럼 절절하고 격정적인 고백 앞에 마음을 열지 않을 임이 어디에 있을까요?

잘 익은 석류의 이미지를 빌려 사랑을 뜨겁게 노래한 이 단시조는 조운 선생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hosoos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