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등도 섬이 되고 싶다
박홍재
철새들 터를 잡은 을숙도 갈대 위로
지는 해 가덕도에 초롱처럼 내걸렸다
도요등 까치발 딛고 목을 빼고 올려본다
갈매기 노을 물고 섬마다 점등하자
한몫 낀 낙동강도 되비친 구름 얼개
풀등도 잦은걸음을 손잡느라 바쁘다
잉걸불 남은 여운 모래섬을 다독이자
등들은 둘러봐도 삭막한 모래들뿐
백합등 나무와 풀 키운 장자도가 부럽다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낙동강 하구 연안에는 장자도, 진우도, 신자도 등과 백합등, 도요등, 맹금머리등 같이 연안 사주를 이루고 있다.
낙동강이 강원도 태백에서 달리고 달려 부산 하구언에 다다른다.
골짜기마다 숱한 사연들을 보고 듣고 긴 여정을 풀어놓는다.
을숙도는 오랜된 섬이 되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김해평야도 태백에서부터 날라온 토사가 모여서 평야를 이루었다.
그래서 하구언은 풍부한 풍경을 이루어내고 있다.
일몰은 특히 아름답다.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taeyaa-park@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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