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머릿속 전시회 : 서울-부산 도보 生覺記 98 - 체조하면 좋아진다고?
박기철 교수의 머릿속 전시회 : 서울-부산 도보 生覺記 98 - 체조하면 좋아진다고?
  • 박기철 박기철
  • 승인 2023.09.17 06:05
  • 업데이트 2023.09.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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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하면 좋아진다고?

이른 아침부터 막걸리 두 병을 마시고 알딸딸해져서 걷다가 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건설 공사장의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합동 체조를 하고 나면 일의 능률도 오르고 안전사고도 예방되기 때문에 이렇게 하겠지요. 그런데 얼굴 표정을 보니 즐겁기보다 다들 인상을 찌푸리고 억지로 하는 듯 보였지요. 안 하느니만 못하겠다 싶었지요. 웃으며 하면 좋을 걸…

예전에 TV에서 인도 사람들이 아침부터 광장에 모여 무조건 웃는 것을 본 적이 있었지요. 그냥 웃는 것이 아니라 허리가 꺾어지고 배가 아프도록(腰折腹痛), 배를 잡고 뒤로 나자빠지도록(抱腹絶倒), 손바닥을 치며(拍掌大笑), 얼굴이 이그러지도록(破顔大笑) 터지도록(爆笑) 웃는 것이었지요. 저는 그걸 보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얼마 전 길거리에서 그렇게 모여 웃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저도 그 웃는 모임에 30분 정도 동참하여 신나게 웃어 보았지요. 특별히 기분 좋을 일도 없었는데 웃고 나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그래서 요즘 ‘웃음 치료사’라는 새로운 직종이 생겼지요. 1970년대에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코메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니 대충 그런 것 같은 게 아니라 그렇다고 확실히 믿습니다. 웃으면 건강해지고 성공하고 행복해지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지요.

잔뜩 찡그리며 체조하기
잔뜩 찡그리며 체조하기

크게 웃으면 뱃속의 오장육부를 운동시켜 살도 빠진다고 하지요. 15초의 폭소는 5분간 에어로빅 운동효과가 있습니다. 웃음은 만병통치약이지요. 하지만 100년을 살다가 하루 30초 웃는다면 평생동안 10일의 시간밖에 안 웃는 셈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웃음의 횟수나 크기도 적어집니다. 웃으면 얼굴에 주름이 생겨서 안 웃는다는데, 찡그려서 생기는 주름과 웃어서 생기는 주름은 질적으로 다르지요. 전자가 인상파를 만든다면, 후자는 부드러운 인상을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화나서 내쉬는 숨과 웃어서 내쉬는 숨의 화학적 성분도 다르다지요. 웃으면 온 몸이 깨끗해지고 정신이 맑아집니다. 하루 3분 웃음으로 건강해진다니 너무 쉽지요. 저 공사장 아저씨들도 찡그리며 체조만 할 게 아니라 그냥 한바탕 배를 두드리며 신명나게 웃으면 훨씬 일이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더군요. 이왕에 체조를 한다면 찡그리지 말고 크게 웃으며 하면 훨씬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kaci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