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공대 연구팀이 새로운 염색체 보호 효소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을 개발했다. 사진은 염색체와 그 끝의 텔로미어. 출처 : 로잔공대 뉴스미디어컴(Sashkin7 / Depositphotos)
‘노화 방지 효소를 차단해 암 세포를 늙어죽게 만든다.’
스위스 로잔공대(EPFL) 연구팀이 노화 방지 효소(항노화 효소)를 차단함으로써 암 세포를 죽게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암 세포의 노화를 막는 두 가지 항산화 효소, PRDX1과 MTH1을 발견하고 이를 차단함으로써 암 세포를 자연적으로 죽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다. 이 연구는 저널 Genes & Development에 실렸다.
노화(aging)와 암(cancer)은 묘한 관계다. 모든 세포는 늙는데 암은 잘 늙지 않는다. 노화를 막아주는 효소가 보통 세포에는 잘 활성화하지 않는 반면 유독 암 세포에서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염색체 끝은 텔로미어(telomere·말단소체)라는 보호용 덮개가 있다. 마치 신발 끈의 양 끝에 플라스틱 덮개가 달린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 텔로미어는 분열, 복제할 때마다 길이가 조금씩 줄어든다. 사람이 늙어가는 것, 즉 노화는 텔로미어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노화를 방지하려면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도록 하면 된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소가 있는데, 그게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말단소체복원효소)다. 텔로머레이스가 일반 세포에는 잘 활성화하지 않고, 하필이면 암 세포에서 활성화한다. 암 세포는 텔로머레이스 효소를 ‘납치’해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노화를 막으려면 보통 세포의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도록 텔로머레이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노화는 항상 승리한다.
반면, 암 세포를 억제하려면 암 세포에 텔로머레이스를 차단해 활성화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 의학계에서는 이 효소를 암 세포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텔로머레이스 차단’ 시험이 연구되고 실행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대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아직도 암은 정복되지 않았다는 게 그 방증이다.
EPFL 연구팀은 텔로머레이스를 직접 차단하지 않고 암 세포를 천천히 자연적으로 늙어 죽게 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암 세포 텔로미어의 산화(oxidation)로 인한 손상과 짧아짐을 막아주는 항산화 효소 2가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PRDX1와 MTH1이다. 연구팀은 암 세포로 가는 이들 두 효소를 차단함으로써 더 좋은 암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암 세포의 텔로미어가 텔로머레이스 효소에 의해 보충되긴 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결국 암 세포가 자연적으로 죽더라는 것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요하임 링너는 “우리는 텔로머레이스 효소를 억제하는 대신 염색체 끝의 텔로미어가 텔로머레이스에 의해 확장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며 “이것은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 출처 : Genes & Development, PRDX1 and MTH1 cooperate to prevent ROS-mediated inhibition of telomerase New Atlas, Blocking anti-aging enzymes makes cancer die of old age<pinegoo314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