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이 '유령 같은 원격작용'이라고 폄하한 양자 얽힘 현상의 개념도. 출처: 호주 그리피스대학
호주 그리피스대학 양자동역학센터 연구팀이 아인슈타인의 ‘유령 같은 원격작용’을 이용해 광섬유 통신 실험에 성공했다고 Phys.org가 6일 보도했다.
그리피스대학 연구팀은 실생활에 근접한 조건에서의 통신 실험을 통해 광자 쌍들(pairs of photons)의 ‘유령 같은 원격작용’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특히 양자 비국소성(quantum nonlocality)로 알려진 이 효과가 광섬유 채널을 통과하면서 흡수와 산란에 의해 다수의 광자 유실이 발생할 때도 통신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고도의 통신보안이 보장되는 양자통신 네트워크 개발에 응용될 전망이다. 양자통신 네트워크는 꿈의 컴퓨터로 평가받는 양자 컴퓨터들을 연결하는 데도 사용된다. 연구팀의 실험과 관련 기술에 관한 논문은 저널 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유령 같은 원격작용'이란 아인슈타인이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spooky action at a distance!'라고 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자 얽힘은 아인슈타인의 신념과 달리 공간의 비국소성(nonlocality)에서 비롯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양자 비국소성(양자 원격작용)을 이용한 통신은 새로운 글로벌 양자정보 네트워크 개발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이다. 양자정보 네트워크는 전송보안이 필수다.
연구팀은 얽혀 있는(entangled) 광자 쌍을 만들어 통신 채널의 두 지점 간에 ‘양자 연결(quantum link)’을 형성하도록 했다. 이로써 광자 쌍은 하나를 측정하면 그 쌍둥이의 특성까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광자 쌍들 중 하나씩을 통신 채널로 전송했다.
이 실험의 핵심은 ‘광자 연결’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 즉 광자가 통신 채널의 양끝에서 ‘양자 비국소성’(양자 얽힘)의 요구 조건을 제대로 만족해야 한다. 만약 이 조건이 구비되지 않으면 통신은 정보 유출과 도감청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짧은 거리에서 광자 쌍을 얽힌 상태로 만드는 것은 비교적 쉽다. 하지만 광자 통신 거리가 멀어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통신 채널을 지나는 동안 광자 유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송 도중 흡수와 산란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완벽하게 투명한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광자의 유실은 곧 통신 보안에 구멍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도감청이 쉬워지는 것이다.
그리피스대학 연구팀은 이 같은 광자 유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양자 순간이동(quantum teleportation)’이라는 색다른 접근방법을 사용했다.
연구팀장 게오프 프라이드 교수와 논문 제1저자인 모건 웨스톤 박사가 양자 얽힘을 응용한 양자통신 실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출처: 호주 그리피스대학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문의 제1저자인 모건 웨스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선 고 손실 채널에서 생존한 광자들을 골라냅니다. 그 다음 이들 운 좋은 광자를 깨끗하고 효율적인 광자 채널로 순간이동 시켰습니다.”
웨스톤 박사는 “이 방법이 바로 선택된 검증 테스트, 즉 ‘양자 조향(quantum steering)‘인데, 아무런 문제없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웨스톤 박사는 또 “우리의 실험은 빛 입자(광자)가 전송 채널을 통과하는지 알려주는 추가 신호까지 기록한다”면서 “이는 광자의 유실률이 높은 상황에서도 통신 보안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광자 순간이동에는 고품질의 광자 쌍이 필요하다. 이들 고품질 광자 쌍은 극도로 높은 효율로 생성되고 검출되어야 한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예술광자 생성 및 검출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실험은 비록 실험실에서 이루어졌지만, 광자 유실 측면에서 광통신섬유 80km에 해당하는 통신채널에서 테스트되었다. 실용화 기술에 매우 근접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호주의 관련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곧바로 실생활 조건에서 실험을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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