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원 칼럼】범야권, 200석을 확보할 수 있을까?

조송원 승인 2024.03.29 10:43 | 최종 수정 2024.03.29 10:4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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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200석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이미 200석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 그 근거는 간명하다. 여당의 예상 의석수를 계산해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지역구에서 84석을, 그 위성정당인 미래통합당이 19석을 얻었다. 여기에 보수의 무소속이 2석이 있다. 강릉의 권성동과 인천의 윤상현이다. 총 105석이다.

이 105석에서 덧셈과 뺄셈만 하면 된다. 덧셈할 지역구는 없다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동작을의 나경원이 탈환한다 해도, 용산에서 강태웅이 권영세를 이기고 있으므로 의석수는 마찬가지이다. 다른 지역구도 마찬가지이다.

뺄셈할 곳은 두드러진다. 우선 부산이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18석 중에서 15석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긴 남구의 박재호, 북 갑의 전재수, 사하 갑의 최인호는 건재하여 수성할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연제구에서 김희정이 진보당의 노정현에게 크게 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해운대 갑의 홍순헌, 사상의 배재정도 여론조사에서 우위에 있다. 이에 더하여 부산진 갑의 서은숙도 초박빙이다.

따라서 부산에서 연제구의 노정현에게 1석을, 나머지 3지역구 중에서도 1석을 잃으면, 국민의힘이 줄잡아도 21대보다 2석은 잃게 된다. 105-2=103.

경남을 보자. 김해, 양산은 더하기 빼기 하여 0이라고 봐주더라도, 확실히 한 곳은 빼야 한다. 창원진해에서 해군참모총장 출신 황기철이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103-1=102.

경기도 용인 갑에서 전 부산경찰청장 출신의 이상식 후보가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 출신의 이원모 후보를 이기고 있다. 102-1=101.

지역구에서 더 잃을 곳이 여러 곳 있다. 그러나 여당이 100석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근거만 확인하면 된다. 이 목적을 위해선 비례의석수을 따져보는 것만으로 족하다.

준연동형 비례의석 배분 문제는 정말 ‘킬러 문항’이다. 또 변수가 많아 정확히 예측하기는 곤란하다. 하여 ‘[4·10비례대표분석] 비례대표 몇 석씩? 최근 여론조사 반영하면 국힘16석·민주9석·조국당13석’(매일일보.2024.03.19.)을 참조해 보자.

지지율을 조사했다.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31.1%,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진보연합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8.0%, 조국혁신당이 26.8%였다. 그러면 비례의석수는 국민의미래가 16석을, 더불어진보연합이 9석을, 조국혁신당이 13석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미래가 16석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21대 때보다 비례의석이 3석 줄어들게 된다. 그러므로 101-3=98이니 국민의힘은 100석이 무너졌고, 범야권은 200석을 돌파했다.

글머리에 ‘판단’이라는 단어를 썼다. 확증편향에 의한 소망사고의 결과가 아니라는 뜻임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10일 이상 여럿 여론조사의 추이를 주의 깊게 살폈다. 통계를 대할 때 ‘따뜻한 가슴’은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 ‘냉정한 머리’만 작용해야 한다.

1주일 후, 곧 선거일 전 6일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할 수 없다. 그 시점에서 ‘여론조사M’을 통해 모든 선거구의 여론조사 결과와 그 추이(흐름)를 살펴보면, 정확히 선거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판단컨대, 여당(국민의힘+국민의미래)의 의석수는 결코 98석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

초기의 진정한 풍수(風水·집이나 무덤 따위의 방위나 지형에 따라 사람의 화복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설)는 땅기운(地氣·지기)를 느끼는 기감론(氣感論)에서 시작했다. 풍수학인 혹은 지관은 땅기운을 느껴 음택(陰宅·묏자리) 등을 잡았다고 한다.

땅기운을 느낄 수 있다면 사실 모든 풍수이론은 쓸모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지가 복잡해지고 문명화되어 가면서 땅기운을 느낄 수 없게 되어 기감론이 사라졌다고들 한다. 대신에 산수의 형세를 미루어 땅기운을 짐작하는 형세론이 개발되었다. 쉬운 예로 장풍법(藏風法)의 좌청룡우백호전주작후현무(左靑龍右白虎前朱雀後玄武) 따위 말이다.

과연 이 땅기운을 느끼는 기감론이 쇠하자, 산수의 형세로 땅기운을 짐작하는 이론인 형세론이 나왔을까? 형세론이 먼저 나오고, 이 형세론에 달통한 자만이 땅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감론으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린이의 뇌와 어른의 뇌는 다르다. 단순 암기는 어린이가 더 잘한다. 반면에 정보를 모으고 연결 종합해서 조금 더 고차원적인 정보로 만드는 일은 어른이 더 잘한다. 뇌세포 차이 때문이다.

어린 아이는 태아 때부터 성장하는 내내 뇌세포를 만들어낸다. 뇌세포가 늘어나니 정보도 쉽게 쌓는다. 그러나 6~7살이 되면 이미 머리 크기가 어른의 80~90퍼센트에 이른다. 그 이후로는 뇌세포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고, 새로운 정보 역시 어린 시절보다는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

뇌세포 생성을 멈춘 후 두뇌는 뇌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새로운 작업에 돌입한다. 뇌세포 연결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뇌세포가 2개 있으면 가능한 연결선은 하나이다. 3개면 연결선은 3개, 4개면 6개, 6개면 15개로 껑충 뛴다. 이런 식으로 연결 가능한 선은 점점 늘어난다. 한데 사람의 뇌세포는 무려 1000억 개나 된다. 연결 가능한 수는 무한대로 늘어난다.

뇌세포의 접합부(synapse)는 정보를 모으고 연결시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중요하다. 이는 뇌세포의 생성이 멎은 이후에도 뇌가 활동한다는 뜻이다. 나이 들면 뇌가 굳는다거나 10퍼센트도 사용하지 못한다는 속설은 거짓이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정보 조각조각을 많이 모으는 것(암기)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이 정보를 연결하여 큰 그림(통찰)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통계(여론조사)라는 정보를 취하여, 그 통계가 의미하는 바를 통찰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통찰(?)이 맞기를 바라지만, 틀릴 확률이 높을지도 모른다. 어쨌건 필자의 판단을 정직하게 밝혔을 뿐이다.

조송원 작가

<작가/본지 편집위원> <ouasaint@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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