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시인이 읽어주는 좋은 시 (37)】 너무 일찍 핀 꽃 - 이은봉

조승래 승인 2024.05.02 00:00 의견 0

너무 일찍 핀 꽃

이 은 봉

너무 일찍 핀 꽃은 꺾이기 쉽다
지나가는 사람들
투둑 툭, 모가지 꺾기 쉽다

어떤 꽃이 예쁜 꽃인가
어떤 꽃이 좋은 꽃인가

사람들 다 제게 이익이 되는 꽃
예쁜 꽃이라고 한다
좋은 꽃이라고 한다

투둑 툭, 모가지가 꺾인 꽃
곁가지에서 겨우 핀 꽃도 아름답다

- 『문학공간』, 2023년 겨울호

시 해설

사람들은 예쁜 꽃 남 먼저 발견하면 그 아름다움을 소유하고자 꺾어간다. 시인은 그래서 ’너무 일찍 핀 꽃은 꺾이기 쉽다‘ 고 한다. 행인들이 꺾어가는데 ’투둑 툭‘ 모가지가 꺾이어도 꽃은 저항할 수 없다.

’어떤 꽃이 예쁜 꽃인가 어떤 꽃이 좋은 꽃인가‘ 시인이 묻고 답한다. ’사람들 다 제게 이익이 되는 꽃‘이라고. 행인들의 사심으로 모가지가 꺾이어 절망인 줄 알았지만 시인은 ’꽃 곁가지에서 겨우 핀 꽃도 아름답다‘고 꽃에 대한 예찬이다.

인간사로 보면 어릴 적에 미모와 천재성을 발휘하는 사람을 차분히 성장시키지 못하고 꽃 모가지를 꺾듯이 재능을 다 소진시키고 제 욕심만 차리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좌절하지 말고 곁가지에서라도 꿈을 살려서 꽃처럼 아름다우면 좋겠다. 포기하지 말라고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시詩이다.

조승래 시인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구)포에지창원 '시향문학회' 회장, 가락문학회, 시와시학회, 함안문인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4단. 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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