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신춘희
연두가 생기生氣이고
언어인 나라
초록이 법치法治이고
여론인 나라
단풍이 희로애락이고
무소유인 나라
반작 반짝 빛나는 순한 눈망울의 연두는 환희이다.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희망으로 들뜨게 한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기쁨이고 축복인데 굳이 어떤 언어가 필요할까. 연두가 자라 초록으로 무성해지면 서로 맞닿기도 하고 바람의 지휘에 따라 술렁인다. 초록의 여론은 초록빛깔 일 것 같다. 그러기에 싱그럽지 않을까. 때가 되면 하나씩 비울 줄도 알고 순리에 순응하는 나라. 그런 나라에 세들어 살고 싶다. 숲이라는 이름으로
◇김석이 시인
▷2012 매일신문신춘 당선
▷2013 천강문학상, 2019 중앙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 《비브라토》 《소리 꺾꽂이》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
단시조집 《블루문》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