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반도체 제조 친환경 '나노 캐니언' 구조 개발

인저리타임 승인 2018.10.25 14:17 | 최종 수정 2018.10.25 14:25 의견 0
미국 그랜드 캐니언과 나노 캐니언 이미지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미국 그랜드 캐니언과 나노 캐니언 이미지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금오공대 강봉철 교수팀 학계 첫 보고…"반도체 공정 패러다임 바꿨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금오공과대 강봉철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실리콘 기반 친환경 공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실리콘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다.

다만 정제·도핑·진공증착·표면 처리 같은 까다롭고 복잡한 화학 공정을 거쳐야 한다.

설비 구축에 큰 비용이 들고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더 큰 한계는 유독 화학물질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인명사고와 환경오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도와 실리콘 나노 캐니언 형성 원리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반도체 제조 공정도와 실리콘 나노 캐니언 형성 원리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강 교수 연구팀 성과의 핵심은 이 지점에 있다.

화학적 부식 과정이나 다단계 진공·미세화 공정 없이, 실리콘 나노결정 용액에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대기 환경에서 광전자 소자용 블랙 실리콘 반도체를 만들어 냈다.

레이저를 쬐면 실리콘 나노 결정이 용융돼 자기 군집화가 일어난다.

이런 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서로 다른 크기의 마이크로·나노 구조 혼재 실리콘 반도체 막이 형성된다.

자세히 보면 마이크로 실리콘 막이 나노 협곡을 경계로 무질서하게 분포된 구조다.

해당 실리콘 막은 100㎚(나노미터) 이하 나노 돌기로 덮인 1∼10㎛(마이크로미터) 크기다.

연구팀은 이 모양이 미국 그랜드 캐니언을 1조 배 이상 축소한 형상과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독특한 나노 협곡 구조에는 '나노 캐니언'(Nano Cany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계에 최초로 보고된 사례다.

손쉬운 미세 패턴 제조 및 광감 센서 응용 사례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손쉬운 미세 패턴 제조 및 광감 센서 응용 사례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나노 캐니언 구조는 빛 산란을 일으키는 경로를 다양하게 만든다.

아울러 자외선부터 적외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파장의 빛에 대해 높은 흡수율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런 광학적 특성을 활용해 광 감도가 우수한 고감도 광센서도 제작해다.

강봉철 교수는 "기존 화학적 부식을 통한 탑다운(하향식) 반도체 제조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나노 크기 실리콘 결정의 응집을 통해 반도체 공정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이미지 센서, 발광다이오드(LED), 태양전지, 배터리 등 생산 현장을 안전한 환경으로 바꾸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오공과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강봉철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금오공과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강봉철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연구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논문이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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