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세월을 해루질하다 - 목경희
목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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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6 09:45 | 최종 수정 2024.01.0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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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해루질하다
목경희
슬픈 얼굴의 여인은 떠나가고
억울한 사내도 사라진 바닷가
어둠이 바람 따라 출렁인다
환희의 축배로 시작한 설렘은
오고 가는 파도에 떠내려가고
사랑은 끝이 났다
검푸른 바닷가 말이 없고
하늘 저 멀리 부서진 달 사이로
고양이 눈동자 같은 잔별이 숨을 죽인다
함께 웃으며 울던 허무의 시간
숨이 턱에 차올라 내뱉은 숨비소리 뒤
물 빠진 갯벌에 반짝이는 애증愛憎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집착이었을까
통곡이었을까
그래도 아쉬운 눈물이 흐르고
그리움이 남아있는 적막寂寞 앞에
또다시 미련한 희망이
속절없는 기도를 주워 올린다
[윤슬 송년회]
한 해를 마감하는 송년회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만
내일을 기약하며 어제를 돌아보니 사랑이 깨져버린 상실의 아픔이 너무 깊다.
그래도 갯벌 속에 숨어있는 추억과 그리움, 희망을 주워 깨끗하게 씻어본다.
◇목경희 시인은
▷해외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
▷제1회 시카코 한인여성회 편지쓰기 공모전 입상
▷2020년 한양문학 시부문 최우수상
▷문예마을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 시문학 시인마을 시부문 신인상
▷2021년 한양문학 대상
▷목경희·목경화 '자매 시집'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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