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하지夏至의 망원경 - 박미서

박미서 승인 2023.07.05 15:58 | 최종 수정 2023.07.09 09:46 의견 0

하지夏至의 망원경

                     박미서

 

 

흰둥지 구름, 홀로 비 온 후
촛불 망원경을
별의 거울처럼 보여주네.
그대의 바람이 저며드는 
평행의 5도, 긴호흡의 화음들, 
가지런히 품은
가슴꼴무늬에 커져가면
유전자 변형을 거친 듯한
독소짓을 하는 두 개의 형체
물러나 없고, 
속빈 꼭두각시들도 
굴러 사라지고 없네.
하늘의 쪽배 내어주며
확장된 지성의 촛점은
부드러운 촛불 같이
내일이 애틋한 통로에 들고
무언가가 축복의 순간으로
보살피고 있는,
삼 분 전에 뿌린 만다라빛
바싹 당겨 보네.
그와 똑같은
어제 본 파랑 나비들!

박미서 시인

◇박미서 시인은
 

▷2019년 현대시선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시집 《거꾸로 된 글씨처럼 뒤돌아 쓴 별똥별의 말》 
▷시노래 〈밝달〉 〈길목에 핀 별〉 
▷현 두원네임컨설팅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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