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5-여는 시】 오월 만세 - 이창희

시민시대1 승인 2023.05.06 13:07 | 최종 수정 2023.05.06 13:17 의견 0

  오월 만세
                            
                      이창희

 

아작아작 씹어도
바서지지 않고 시큼털털
침 범벅에도 삭지 않았다.
구불구불 천 리 길
서로가 서로 잡아먹는
아귀 굴속에서도

나는 먹히지 않았다.

물고 뜯고 서로 씹다가
이윽고 싸질러 논 두엄더미 속에서도
새파랗게 눈을 뜬 채
나는 살아남았다.

오월, 질척한 무논에
잡초들이 만세
저기 만산 초록은 만만세

나는 나의 강토에서 다시,
온몸을 흔들며 일어선다.

 

이창희 시인
이창희 시인

이창희 
등단: 1985년 월간문학. 부산 MBC 신인문예상
저서: 시집 『다시 별 그리기』 『고맙다』 외 2권
 현) 일월문화포럼 회장. 신기료의 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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