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Gravitational Wave) 검출
중력파(Gravitational Wave) 검출
조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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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00:00 | 최종 수정 2017.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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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레이저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의 데이비드 라이츠 소장, 가브리엘라 곤잘레즈 LIGO 대변인, 레이너 바이스 LIGO 공동설립자, 그리고 물리학자 킵 손 칼텍 교수가 2016년 2월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중력파 검출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대낮에 태양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이를 언제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빛의 속도가 초속 30만㎞이니 태양이 실제 사라진 시각으로부터 8분20초 뒤 지구는 갑자기 암흑천지로 변할 것이고, 이로부터 우리는 태양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지구는 태양 중력의 변화도 받을 것이다. 지구는 지금까지 태양의 중력에 묶여 돌던 궤도를 벗어나 우주의 어디론가를 향해 곧장 달려갈 것이다. 돌을 줄에 매달고 빙빙 돌리다가 줄을 놓으면 돌이 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이것을 언제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뉴턴이 중력법칙을 발견한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과학자들은 이렇게 상상했다. 태양이 사라지는 순간 즉각적으로 지구가 공전궤도를 이탈하며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이 상상대로라면 묘한 현상이 발생한다. 인간은 8분20초동안 태양을 뻔히 보면서도 태양이 사라진 것과 같은 중력 효과를 느낀다는 점이다. 이것은 분명 뭔가 잘못된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태양의 빛은 한계속도인 초속 30만㎞로 전달되는 반면 중력은 즉각적(근접작용)으로 미친다고 가정했다는 데 있다. 뉴턴은 우주를 수학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기술했지만 '중력이 즉각적으로 전달된다'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던 것이다.
현대 과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태양이 사라지면 그로부터 8분20초 후 햇빛이 사라지고 바로 그 순간 지구가 공전궤도를 이탈하는 요동을 함께 느낄 것이라고. 즉 태양 중력의 효과도 '즉각적으로'가 아니라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를 맨 처음 예언한 사람이 앨버트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물질(별 등 천체)이 시공간(space-time)을 형성한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리고 그 물질이 변하면 시공간이 일그러지고 그 효과는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데 이를 '중력파(gravitational wave)'라고 명명했다.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중력파가 101년 만에 처음으로 검출됐다는 소식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은 11일 레이저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를 사용해 중력파를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력파는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방출한 것으로 미세한 시공간의 일그러짐을 담고 있었다.
이로써 일반상대성이론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과학계는 중력파 망원경을 갖게 되었고, 인류의 인식 지평은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되었다. '돈 안 되는' 중력파 검출에 1조 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입하는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인식이 부럽기만하다.
가브리엘 곤잘레즈(LIGO 대변인) 루지애나 주립대 교수.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19일 2016년 한 해를 뒤흔든 과학계 10대 인물을 선정해 발표했다.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사람은 가브리엘라 곤잘레즈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물리학과 교수다. 중력파를 관측한 레이저간섭계중력파 관측소(LIGO) 연구단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곤잘레즈 교수는 지난 2월 중력파 검출 공식 발표 당시 “이번 검출 성공에 따라 중력파 천문학은 천체 연구에 있어서 실제적 연구분야가 됐다”고 선언하는 등 중력파 연구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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