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이경임
네 갑작스런 부고에 잠 못 이루던 시간, 사흘
어머니 가시고 밥숟가락 겨우 들던 시간, 사흘
뒷모습 긴 그림자로 멀어져만 가던 시간, 사흘
아연실색하던 슬픔에 짓눌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자는 밥숟가락을 들어야한다. 먹고 싶지 않아도 먹어야하는 현실이다. 사흘이라는 한계점에 놓인 시간, 어쩌면 내 정신적인 의지가 생물적학인 변곡점에 복종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 마음속 시간들은 다 다르다. 그 사흘이 한평생이 될 수도 있다. 긴 그림자로 일렁이는......
◇김석이 시인
▷2012 매일신문신춘 당선
▷2013 천강문학상, 2019 중앙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 《비브라토》 《소리 꺾꽂이》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
단시조집 《블루문》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