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조감도 [HJ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기술의 저력을 상징하는 HJ중공업이 해양경찰청의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건조 사업을 따내며 특수선 분야에서의 독보적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HJ중공업(대표 유상철)은 조달청이 발주한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1척 건조’ 사업의 가격 및 기술능력 평가에서 1순위로 선정돼 총 688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방제함은 국내 최초로 건조되는 대형급 화학방제 전용 선박이다.
화학방제함은 해상 화학사고 발생 시 유해물질 분석, 오염 확산 차단, 화재 진압 및 선박 예인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으로, 미국·독일·스웨덴 등 소수 선진국만이 운용 중인 고난도 특수선이다.
탄소중립 시대, 해상안전의 과제
2013년 부산 태종대 앞바다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운반선 ‘마리타임메이지호’ 화재 사건 이후 해경은 500톤급 방제함 두 척을 도입해 운용 중이다. 그러나 최근 LNG·수소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이 늘어나면서 대형 해상화학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함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이에 해양경찰청은 지난해 2028년 현장 배치를 목표로 다목적 화학방제함 설계 사업에 착수한 데 이어, 이번 HJ중공업과의 건조 계약으로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
악천후 속에서도 임무 수행 가능
새로 건조될 방제함은 길이 70m, 폭 14.6m, 깊이 6.5m로 설계되며, 최대 속력은 15.5노트(약 28.7km/h), 항속거리는 1,600km에 달한다. 3면이 바다인 한반도 어디서든 신속한 투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3만 톤급 조난 선박을 예인할 수 있는 설비와 파고 4m의 악천후 속에서도 수색·구난·화재 진압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다. 또한 위험유해물질 안전대응시스템과 탐지분석 장비 등 첨단 대응체계가 국내 최초로 탑재된다. 화재 진압 능력 역시 기존 500톤급 함정보다 4배 이상 강화돼 시간당 9,600㎥의 해상 소화 성능을 발휘할 예정이다.
특수선 명가의 저력
HJ중공업은 지난 2022년 해양환경공단에 국내 최초 5,500톤급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를 인도한 바 있다. 이번 다목적 화학방제함 수주로 동사는 특수선 분야에서 다시 한 번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HJ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최초이자 최첨단 다목적 화학방제함을 맡게 된 것은 회사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공인받은 결과”라며 “국민의 생명과 해양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완성도 높은 함정을 건조하겠다”고 밝혔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