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일 긴여정 끝 낭보…화성 대기권 진입 '공포의 7분' 극복
화성 사진 보내와…지진계, 열감지기로 화성 내부 조사 활동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6일(현지시간)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무사히 착륙했다.
인류의 화성 탐사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인사이트호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54분께(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 54분) 화성 안착의 낭보를 알려왔다.
이 시간은 인사이트호가 화성에서 지구까지 송신하는 데 걸리는 8.1분도 포함돼 있다. 즉 인사이트호는 착륙을 지구에 알리기 약 8분 전에 이미 화성에 착륙했다는 의미다.
지난 5월 5일 발사돼 206일간의 긴 여정 끝에 4억8천만㎞를 날아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다.
인사이트호의 안착 신호에 "착륙 확인"(Touchdown confirmed!) 발표가 나오자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 관제소는 박수와 포옹, 함성 등 환호의 도가니에 빠졌다.
인사이트호는 극초단파(UHF) 안테나로 위치신호를 보낸다.
관제소는 인사이트호와 함께 발사된 큐브샛 마르코(MarCO) 2대 가운데 한대로부터 인사이트호의 성공적인 착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성 표면을 담은 사진도 큐브샛 마르코를 통해 전송됐다.
AP통신은 화성 사진에 대해 카메라 보호막에 묻은 것에 의해 얼룩 같은 것이 지긴 했지만, 암석 같은 것이 거의 없어 탐사에 유리한 평편한 화성 표면으로 과학자들이 바라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관제소의 인사이트호 착륙 실황은 NASA TV를 통해 생방송 됐다.
인사이트호는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이라는 가장 어렵고 중대한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화성의 대기권은 지구의 1%밖에 안 돼 마찰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는 것이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과정은 '위험한 착륙', '공포의 7분'으로 불린다. 인사이트호가 비행 추진체를 분리하고 열 방패와 상부 덮개로 된 '에어로셸'로 된 진입체만으로 대기권에 진입후 착륙까지는 약 6분 30초가 걸린다.
미국 언론들은 시간당 1만2천300마일(1만9천794㎞) 속력으로 달리던 인사이트호가 화성 지표면으로부터 80마일(128㎞) 화성 대기권으로 진입한 뒤 낙하산과 하강(역추진) 엔진을 가동해 하강 속도를 거의 '제로(0)'에 가깝게 줄여 무사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화성탐사선이 주로 화성 지표면과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주력했다면 이번 인사이트호는 앞으로 2년간 화성의 '속살'을 탐사한다.
인사이트라는 이름도 이런 탐사 활동을 나타내는 '지진조사, 측지,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영문 앞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지 않고 엘리시움 평원의 착륙지에서만 탐사 활동을 펴기 때문에 2012년 화성에 착륙했던 '큐리오시티(Curiosity)'를 비롯한 다른 로버들과 달리 바퀴도 장착되지 않았다.
인사이트호는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게 된다. 이 지진계는 화성에 있을지 모를 지진을 측정하고, 미세한 흔들림(wobble)을 계산해 행성 핵에 관한 단서를 얻게 된다.
또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들어 가는 못에 열 감지기를 달아 행성 내부온도를 측정한다.
인사이트호는 지진계와 열 감지기를 통해 지구에서의 지진과 같은 흔들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화성의 지각이 얼마나 두꺼운지, 화성 중심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열이 방출되는지 등의 탐사 작업을 하게 된다.
NASA는 인사이트호를 통해 화성의 속살을 들여다봄으로써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호는 1976년 7월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선인 바이킹 1호(Viking 1) 이후 NASA의 아홉 번째 화성 착륙 시도였으며 한 번의 실패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성공했다.
NASA는 인사이트호 발사에 8억1천400만 달러를, 프랑스와 독일도 1억8천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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