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전쟁 2045 : 인구변화가 가져올 또 다른 미래
저자 :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서평자 : 노승용(서울여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행정학 박사, mrsyrho@gmail.com)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 구조 변화는 기존 정책의 단순한 강화나 수정을 통한 대응이 아닌 정치·사회·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혁을 가지고 적응해야만 하는 거대한 환경 변화다. 다가올 인구 감소·고령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개인도 발상의 전환과 시스템 전반에 걸친 대폭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146p.)
데모크라이시스 : 인구절벽의 끝
인구절벽, 소멸 위험 지역 등의 용어는 이젠 익숙한 용어가 되어 가고 있다. 2017년 한 연구는 “30년 내에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약 1/3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발표하였다. 또한, 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는 최근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의 출산율을 기준으로 미래 인구 변화를 예측하면, 2413년에 부산에서 아기의 마지막 웃음소리가 들리고, 2505년에는 서울에서 마지막 시민이 태어나며, 2750년에는 인구가 없어 지구상에서 소멸하는 국가가 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8년 4월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80개 시·군”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전쟁도 아니고, 전염병도 아닌, 자연소멸에 의해 반만년 역사를 지닌 한민족의 사라짐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다. 데모그래피(demography, 인구변동)와 크라이시스(crisis, 위기)의 합성어인 데모크라이시스, 즉,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의 위기는 생존을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시점임이 분명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첫 번째로, 인구 변화와 함께 우리에게 예상되는 네 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한국의 적정 인구 규모를 경제발전의 도구적 관점이 아닌 삶의 질과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한국, EU, 일본 등의 출산 정책과 고령화 대응 정책을 살펴보고, 표면적 현상(사건), 사회구조(구조적 원인), 세계관(가치관), 내면의식(심리)의 네 가지 계층으로 유형화한 인과계층분석을 통해 저출산의 원인과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압축적 근대화, 결혼제도, 교육제도 등 저출산의 구조적 원인을 살펴봄과 동시에 개인의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 심리적 변화 등 저출산을 가져온 개개인의 생각 변화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사회와 개인의 측면에서 인구지도가 바뀌게 된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인구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대안과 정책”에서 저자들은 인구변화에 대한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주거 지원 확대, 양성평등 실현, 교육 시스템 개혁, 고령 기준 재검토, 개방적 이민 정책, 다양한 파트너십의 인정 등 여섯 가지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저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관점에서 개방적 이민 정책과 다양한 파트너십의 인정을 인구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무기로 제안한 점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준 것이라 하겠다. 저자들은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매력 코리아 2050년 시나리오가 되도록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민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변화하는 가치관에 따라 결혼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전제하에 다양한 파트너십의 인정과 이를 위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이 언급한 바와 같이, 저출산의 원인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저출산은 미시적 차원에서 개인의 가치관과 심리적 이유뿐만 아니라 거시적 차원에서 양육, 교육, 주택, 결혼 등과 관련된 구조적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이다. 노화 억제 기술 및 역노화 기술 등 생명공학의 발달로 기대 수명이 증가하는 등의 이유로 고령사회로 나아가는 상황은 저출산과 맞물려 우리에게 큰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들이 제시한 여섯 가지 대안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이 네 가지 계층의 인과계층분석을 활용하여 인구변화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시도한 것처럼, 인구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대안이 보다 체계적으로 제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여전히 인구 변화에 공감하지 못하는 청년층의 가치관과 심리에 초점을 맞춘 대안의 제시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
저출산·고령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삶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함으로써 사람 사는 세상을 구현하는 것이 데모크라이시스에 대응하는 큰 방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사회 지도자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도서관의 승인 받아 '금주의 서평'을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www.nane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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