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언어를 해석하다

이 현 민

녹음이 짙어갈수록 점점 높아지는 매미 소리

조급한 듯 슬픔에 젖은 심상치 않은 소리

삶의 기쁨도 생명의 신비도 잃어가는 땅

자유로운 영혼들 왕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초록별이 숨막히는 열병을 앓는다

오존층이 뚫려 생태계 교란을 일으켰다

남극의 펭귄이 죽어 가고 북극의 흰곰이 굶주린다

이런 일들은 먼 나라 이야기로만 알고 있는가?

그래서 철딱서니 없이 집안싸움만 계속 하는가?

싸우며 평화를 찾는다면 밤샘하며 싸운들 어떠리

‘세상아, 들으라 사람아, 귀를 기울이라’

‘백 년을 자랑 말고 천년을 외치는 하루를 들으라’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함께 춤추지 못하는 바보짓이다’

‘어미 아비 헛짓거리에 새끼들 내일은 먹구름이다’

‘오늘 이 외침 새겨듣고 심보를 점검해볼 일이다’

‘내년 여름 매미가 폭풍을 몰고 온다고 상상해보라’

‘초록별 살리는 일은 중차대하고 시급한 일’

‘창조 질서의 한계를 넘는 오만은 버려야 하리’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싸우지 마라’

맴 맴 맴 매 ~ 엠!

- 月刊文學 vol. 681,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시 해설

나뭇잎이 진한 녹색이 되면 매미울음 소리가 절정에 다다라서 그림자도 진동하는 것 같다. ‘조급한 듯 슬픔에 젖은 심상치 않은 소리’를 듣는 시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환경 걱정을 하게 된다. ‘삶의 기쁨도 생명의 신비도 잃어가는 땅’이 매미들에게는 어떻게 비쳤을까 궁금하다. 짧은 봄, 무더운 여름, 빠른 추위 등의 현상에 지상으로 나온 매미는 혼란스럽고 마음이 조급하게 되었을 것만 같다.

시인은 초록별, 즉 지구는 숨 막히는 열병을 앓고 있으며 오존층이 뚫려 생태계가 교란되어 남극의 펭귄은 죽어 가고 북극의 흰곰이 굶주리고 있음을 알고 있다. 먼 나라 이야기만으로 알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인은 ‘싸우며 평화를 찾는다면 밤샘하며 싸운들 어떠리’ 하면서 마치 불이 난 배 위에 있는 것 같은 푸른 별의 현실에 ‘철딱서니 없이 집안싸움만 계속’함을 질책한다. ‘세상아, 들으라 사람아, 귀를 기울이라’ 하며 애가 탄다. 실로 ‘초록별 살리는 일은 중차대하고 시급한 일’이다. 우리도 살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그 영향을 더 깊고 오래 받게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시인은 매미울음 소리를 해석했다. ‘맴 맴 맴 매 ~ 엠!’은 ‘창조 질서의 한계를 넘는 오만은 버려야 하리’와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싸우지 마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