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촛불 아래 모든 것 - 박미서

박미서 승인 2023.08.24 15:00 | 최종 수정 2023.08.29 18:22 의견 0

촛불 아래 모든 것

                      박미서

 

새벽녘, 섬세한 눈의 해와 
하얀 두 귀의 달이 담아낸
노래가 평온하게 돋을 때
파랑옷 입은 행운신 도깨비는 
담황색 노을에 적신
염원의 녹색 별똥별 
데리고 오네.
잘 살아갈 틈에 돋은
금방울빛 기다림,
갈꽃향의 세례가 스미듯
순례자들 안에 보이던 행복
시냇물은 철철 일렁거리고
귀뚜라미들의
뚜렷한 몸짓처럼
가을 예감을 엮어 가네.
감나무에 그득 찬 꿈,
세상의 행진을 위해
오밀조밀한 낟알 틔우며,
고맙게 익고 되익은
에메랄드빛 열매들
바라보며 비행하네.
촛불 아래
여덟 옥타브를
통어通語해 주는 영혼,
온화한 낙관성으로 오른
장소가 있기에.

 

박미서 시인
박미서 시인

◇박미서 시인은

▷2019년 현대시선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시집 《거꾸로 된 글씨처럼 뒤돌아 쓴 별똥별의 말》 
▷시노래 〈밝달〉 〈길목에 핀 별〉 
▷현 두원네임컨설팅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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