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 기업체 간에 실제로 발생한 ‘적대적 M&A 공방’을 리얼하게 그린 논픽션 책이 나왔다.
부산지역 출판사 인타임이 최근 펴낸 화제의 책은 ‘승자 없는 승부’로 ‘적대적 M&A의 숨막히는 공방을 그린 논픽션’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이 책은 20년 전 부산의 향토기업 D사와 경남 양산에 본사를 둔 E사 간에 벌어졌던 적대적 M&A 공방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당시 상대적으로 규모가 컸던 D사는 공격하는 쪽이었고, 약자인 E사는 회사의 명운을 걸고 방어에 전력하는 입장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당시 ‘적대적 M&A 방어전’의 총사령관 역할을 한 E사의 임원 출신이다.
이 책은 기(起)-승(承)-전(轉)-결(結)의 네 단계로 구성돼 있다. 적대적 M&A 공방의 시작과 전개과정 그리고 반전과 결과를 담았다. 실제 있었던 일을 기록한 논픽션이지만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측과 이를 방어하려는 측의 숨막히는 공방,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대목은 이 책의 백미이다.
당시 부산 경남지역 경제계의 큰 화제가 되었던 문제의 ‘적대적 M&A’는 약자인 E사 간부직원들의 내부 반란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종업원지주회사로서 지배구조가 취약한 점을 악용해 오랫동안 모시던 사장의 경영방식을 문제 삼아 뒤통수를 치면서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시도한 간부직원들의 행동은 어떤 면에서는 엽기적이다. 이 같은 ‘내부 반란’ 간부들은 아무런 연고도, 업종 연관성도 없는 D사를 끌어들이면서 적대적 M&A라는 한 편의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이 책은 경영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리얼한 내용과 함께 인간의 탐욕에 관해 성찰하게 해주는 ‘적대적 M&A 공방에서 드러난 인간의 탐욕 보고서’이기도 하다.
또 이 책은 과도한 욕심과 잘못된 만남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 극단적인 사례이다. 또 경영 측면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경영권 안정화라는 첫 단추의 중요성, 경영자의 리더십 스타일, 역지사지 경영, 신뢰 경영, 후계자 육성 등의 면에서 참고할 내용이 적지 않다. 저자가 이 책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몇 가지 매우 특별한 장점이 있다.
첫째,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그대로 묘사한 책인데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다.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말 그대로다.
둘째, 이 책은 현실 이상으로 생생하다. 실제 사건이 발생한 지 20년이 지났으나 이와 유사한 사건이 언제든 터질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또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저자의 꼼꼼한 기록에 바탕한 탁월한 기술과 묘사 덕분이기도 하다.
셋째, 이 책은 적대적 M&A의 공방에 관한 아주 흔치 않은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적대적 M&A’ 관련 책을 찾아보면 이에 대한 실무서적이나 간단한 사례 보고서 정도가 전부이다. 이 책처럼 적대적 M&A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반전과 결과까지 생생하게 기록된 자료는 찾기 힘들다.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경영자의 리더십 스타일, 역지사지 경영, 신뢰 경영, 후계자 육성 등 경영 측면의 참고할 만한 내용이 적지 않아 경영자나 예비경영자의 필독서로서 손색이 없다고 확신한다.
저·자·소·개
신용태(辛龍泰)
1957년생, 경영학 박사.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대기업계열의 전자부품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기획관리 분야에서 장기간 경험을 쌓은 후 생산, 영업, 혁신활동, 해외 주재 근무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이론과 실제를 겸하기 위해 직장생활 중에도 짬을 내어 경영대학원 생산관리 분야 석사학위(1995년)를, 만학의 나이에 대학원 인사조직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2019년).
전자부품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의 기업에서 경영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부산의 중견기업 경영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起-
01 발각
베트남에 전해진 인수합병 소식
주동자와 도 이사의 첫 만남
혼돈에 빠진 ㈜한강
02 홀로 서게 된 ㈜한강
일본과의 합작해소
종업원지주회사로 분사
종업원지주회사의 경영과 경영권
두 개의 불씨
의심과 불신 그리고 배신
03 적대적 M&A 돌입
㈜한강 경영권 분쟁 구조
장물거래 방식의 경영권 탈취 시도
발단은 돈 욕심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적대적 M&A
04 적대적 M&A의 주요 인물들
㈜한강 반란 주동자 – 대의인가, 사리사욕인가
㈜금강 추 전무 – 경적필패, 소탐대실의 반면교사
㈜한강 정 사장 – 경영실적과 상반된 CEO 리스크
㈜한강 도 이사 – 적대적 M&A 빌미 제공자이자 해결사
종업원주주들과 사원협의회 대표 – 갈대 위 잠자리
-轉-
05 반격
적대적 M&A 전문변호사
긴급의안 상정, 반란 주동자 해임
도 이사, 방 이사 설득
주동자 2차 징계해고
경영권 인수요청서
주식공동보관확약서
06 공방
㈜금강의 ㈜한강 흔들기
㈜한강의 내부 안정화와 외부 홍보 양면전략
㈜한강, 정기주총서 안건 폐기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
㈜한강의 집토끼 지키기와 여론전
㈜금강의 임시주총 소집요구와 ‘구석명’
㈜금강의 공동경영 제안
도 이사, 지 상무 흔들기
-結-
07 건곤일척, 임시주총
㈜한강의 상호주 보유
㈜금강의 대차거래와 의결권 제한가처분 소송
㈜한강의 완승으로 끝난 임시주총
08 경영권 다툼보다 더 어려웠던 협상
고객이 더 원한 협상
실무협상과 ‘사생아들’
돈 냄새 맡은 훈수꾼들
최종 합의와 새로운 숙제
적대적 M&A 방어 비용
09 승자 없는 승부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다
경영권 주인은 따로 있었다
종가관리와 선사후공
최후의 승자
“뭐 때문에 죽기살기로 방어했느냐?”
10 M&A 전쟁 속 인간군상
“의리가 밥 먹여 주나”
의리의 사나이 김 사장
고군분투한 OB
반란 주동자들을 훈계한 여직원
내로남불, 주식담당자
난리통에 단기매매차익 노린 관리자들
11 전쟁 그 후
주동자들, 자업자득
㈜금강 적대적 M&A 주역 퇴출
정 사장, 책임인가 욕심인가
도 이사, ㈜한강을 떠나다
후기
㈜한강의 사례가 남긴 시사점
원고를 마무리하며
책 속으로
대기업 산하의 사업부로 있다가 종업원지주회사 형식으로 분사한 ㈜한강에서 간부직원 주도의 적대적 M&A가 발생했다. 종업원지주회사의 취약점인 지배구조 불안정이 빌미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직원들이 오랫동안 모시던 사장의 뒤통수를 치면서 배신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탈취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금강에 팔아넘기려고 한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 서문 중 -
임원들이 정 사장의 입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은 종업원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에도 정 사장이 경영스타일을 바꾸지 않고 과거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내부유보를 쌓아두었다가 ㈜한강을 정 사장 개인의 회사로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주식 상장과 관련해서도 다른 직원들에 비해 보유한 주식의 수가 월등히 많았던 임원들의 입장에서는 주식 상장 시 차익실현의 효과가 훨씬 크므로 주식상장을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한강은 분사 시 직급별 출자금액 기준을 정하면서 상위 직급 특히 임원들의 출자금액을 높게 설정했다. 임원들의 차익을 키워주기보다는 경영에 대한 임원들의 책임감을 더 무겁게 하고 지배구조의 안정화를 기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 사장과 임원들 간의 불신이 커지면서 정 사장과 관리자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할 임원들이 개인적인 차익실현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었고, 나아가 여차하면 자신들이 가진 지분을 정 사장의 경영권을 흔드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일부 임원들이 가지게 된 것이다.
- 起 ‘의심과 불신 그리고 배신’ 중 -
주동자들이 해임과 해고를 통해 회사로부터 쫓겨나면서 ㈜금강 내부는 다소 안정이 되었지만, 주동자들과의 협상 채널은 끊어지게 되었다. ㈜금강 고문과 ㈜한강 정 사장 간의 협상채널도 끊어졌고, 방 이사와 도 이사의 협상채널도 끊어진 것이다. 반면 ㈜한강은 양다리를 걸친 직원들을 통해 해고자들의 동향파악을 하고, 해고된 주동자들과 ㈜금강은 ㈜한강 내부에 있는 미전향자들을 통해 ㈜한강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경영권 탈취 시도에 브레이크가 걸린 이후 ㈜금강도 외통수에 걸려 적대적 M&A를 피할 수 없게 되었지만, ㈜한강도 적대적 M&A를 피할 수 없게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우호적 M&A로 전환해 ㈜금강이 인수할 물량, 가격과 새로운 경영체제에 대해 서로 협상할 여지가 있었으나, 해고자들의 처리문제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사라져 양측이 적대적 M&A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우호적 M&A로 전환할 경우 ㈜금강은 해고자들을 품고가야 하는 반면, ㈜한강은 해고자들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금강은 해고자를 포기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품고가려고 할 것이고, ㈜한강은 해고자들을 받아들일 경우 모시던 정 사장의 뒤통수를 쳐 회사를 무법천지로 빠트린 사람을 명분 없이 받아들이는 모양이 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 轉 ‘㈜한강의 내부 안정화와 외부 홍보 양면전략’ 중 -
승자 없는 승부 / 인타임 / 316쪽 / 19,000원
인타임 – 010-8305-3112 / 저자 신용태 – 010-6297-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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