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시학 3호-우리가 사랑하는 시인 : 문옥영】 자선 대표시 - 바람부는 날 외 9편

장소시학 승인 2023.11.10 10:45 | 최종 수정 2023.11.12 12:52 의견 0

자선 대표시

 

바람 부는 날

                                       문 옥 영

 

나의 짧은 플레어스커트는 갈 수가 없어
은밀한 곳까지 들추는 손 때문만은 아니야
속살에 숨어 
펄럭이는 천의 눈길
한 번은 접어 조용히 쉬고 싶은 거야
언제나 나의 중간서 
양다리를 꼬고 
엉거주춤 서 있는 길들 
엉덩이 아래 깊숙이 감춰 두고 싶은 거야

 

바느질

버리고 떠나라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만
버려지고 남겨진 남루의 
그 쓰라림을 어쩌랴
넌, 아니 난
밖이 보이지 않는 안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엎드려 절하길 수만 배
결국
찢어져 슬펐던 마음 불손한 그리움 모두
한 솔기로 통하는 
질긴 사랑이 되어야 하는 걸
지상에 마지막 순정파일지도 모를
너와 나
만성 소화불량의 몸
너덜너덜 상처투성이 아픈 몸
서로 받아 주어야 하는 걸  

 

웃음이라는 상처

도마 위에 새겨지는 통쾌한
웃음소리

수박을 자르려다 손가락을 잘랐다
푸른 줄무늬 아래서 
내 손가락이 웃는다
나동그라진 수박도 따라 웃는다 

칼은 웃기는 녀석이다
어제는 고등어를 온몸으로 웃게 하더니
오늘 아침엔 감자와 토마토를 웃게 만들었다
아마 내일은 통배추, 입 쩌억 벌어지게 만들 것이다

칼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은 온통
배꼽 빠져 죽을 지경이다  

내 마음이 칼을 꺼내어 
당신의 웃음을 스윽 베어버렸다 


철철 흐르는 웃음이 나를 뜨겁게 만든다

웃음이라는 상처가 삼중바닥에서 
바글바글 끓는다 
  

울지마 거미야

오늘은 무얼 먹지 
현관문을 나서면
그곳이 곧 허공인 걸
잔뜩 웅크린 구름 아래
잎 좌-악 벌리고 있는 
꽃모종 허브를 러브라 굳게 믿으며
커피숍을 거미숲처럼 바라보면
놓아버릴 듯 놓여날 듯
누군가의 절망 높이 걸린 동자보살집 대나무
바람 불 적마다 휘청
한쪽 삶이 기울었어도
인대 늘어난 팔에 매달린 갈치 몇 토막이
칼날로 번득였어도 
통증을 살아있음의 입증이라 감사하며
천천히 눈물을 훔치던 거미야
아직도 크라운 베이커리를 
그리운 베이커리라 희망하며
끝없는 거미줄 위에 
홀로 서 있는 거니?

 

꿈꾸는 엘리베이터 · 4

한밤 119호스에서 뿜어져 나온 물살 성난 불길을 잡는 동안 그가 탄 엘리베이터 안 불빛 사라지고 세상 출구도 사라졌다 두 주먹 피멍 들도록 두드리고 부르짖어도 눈앞 터억 가로막아선 유독성 가스 한때 몸담았던 카페 아도니스의 맥주 거품처럼 사라진 그에게 빚 독촉장이 쌓인다 우편함 가득 반가운 편지 대신 쌓인다 이름 찢어지고 얇아진 그가 구겨지고 흩어진다 팔 다리 몸통 위로 거친 발자국이 찍힌다 불꽃 깊이 침묵한 상처 안에서 반쪽의 내 얼굴 얼핏얼핏 비친다 조각조각 붕대감은 미이라 나는 걸어서 가리 앞만 보고 꼿꼿하게

 

레그혼의 일기예보

새벽 4시다 
붉은 확성기를 머리에 얹은 레그혼은
여러 아내를 거느리고 산다
알전구를 사랑한 아내들은 
알전구 닮은 알을 낳는다
안이 훤한 울타리집에 사는
그들에게 사생활의 비밀이란 없다
비밀이 없으므로 자유롭다
싸움질도 자유롭고 성생활도 자유롭다
단독주택 3층에 사는 나는
사생활의 비밀이 보장된다 
비밀이 보장되므로 자유롭지 못하다
성생활도 자유롭지 못하고 부부싸움도 
자유롭지 못하다
더 이상 알을 까지도 않는다
기껏 
저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불 속에서 날씨를 짐작한다
저들은 나 들으라고 새벽부터 확성기를 켠다

꺼끼이요! 꺼끼이요! 꺼어어! 거기이요!
왜요? 
크게 외치려다 참는다
속으로 얼마나 벼르다가 내지르는지 
오늘따라 더 쉰 목소리가 몇 번 힘이 가다 끊긴다
강추위가 오려나보다
  

현수막

길 건너 주유소 앞
갑자기 불어 닥친 찬바람에
젊은 여자 얼굴이 웃다 일그러졌다 웃는다

난 유 방 팔 아 요

젖소 젖꼭지처럼 늘어난 주유기가 
빵빵 우는 차들에게 젖을 물린다
굶주린 차들 뱃가죽이 빵빵하도록 젖을 빨아대고
젊은 여자는 바람 앞에서
웃다 일그러졌다 멍이 들도록 웃는다

유 방 난 팔 아 요

희고 풍만한 젖가슴을 떠올린다
내게도 사고 팔 무엇이 있던가…… 
상상을 빵빵하게 부풀리자
후끈 웃음이 터진다 


따끈한 상상 속에 펄럭이는 내 얼굴

난 한 눈 팔 아 요

누군가 뒤에서 또 빵빵거린다

 

열때

완고한 대문
굳게 닫힌 그의 밖에 소외된 나는
쇳대, 쇠때를 찾는다 싯대를 찾는다 
게철, 게철쒜를 찾는다 
늘대를 찾는다 열쇠를 찾는다 
찾는다 열 때를  
여기, 눈이라는 열쇠가 있다
입술이라는 열쇠가 있다
몸이라는 열쇠가 있다
철대문 유리문 자동차 오토바이 금고 당신 
당신이 철커덕 
열리고 닫힌다
온 몸이 열쇠인 남자와 온 몸이 자물쇠인 여자
만 근 욕망이 서로 열려고 몸을 디민다
이들 열리고 닫히는 이치는 정해져 있다
우선 마음이 딱딱 맞아야 한다
음양 궁합이 딱딱 맞아야 한다
그래야만 마음으로 몸을 열고
몸으로 마음을 연다 열고 열다가
마침내는 눈빛만으로도 상대방을 연다
열릴 때가 있으면 닫힐 때도 있는 법이다
열림의 자유 이전에 
갇힘의 감옥에서 줄줄이 코가 꿰어 
이리저리 끌려 다니기를 즐겨야 한다
그리하여 집 밖으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열 때 허리를 구부려
내 몸에 숭숭 뚫린 구멍을 들여다본다 

 

우물

손 닿지 않는 
깊은 우체통에 
소리 내어 읽고 싶은 
편지가 있다 
한 밤의 편지와 
첫 새벽의 편지가 있다 
비오는 날의 편지 
눈 오는 날의 
편지가 있다   

 

미처 챙기지 못한 그

건강하던 남편이 입원했습니다
금식 사흘 만에 남편은
내게 자유를 주지 말고 밥을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출근할 수 없는 남편을 인정할 수 없는 나는
퇴근길의 발소리만 기억했습니다
깜빡 졸면서도 문 밖으로 피가 쏠렸습니다
남편을 더듬던 버릇은 벼랑으로 구르고
남편은 남의 편이라는 말 
캄캄한 현관문을 바라보는데
누군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눈가에 번진 먼지 얼룩
귀 언저리 해지고 한쪽 어깨 늘어진 그
그제서야 남의 편이 아닌 내편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남편도 나도 미처 챙기지 못한 그
나보다 더 남편을 기다려주는 그가 고마웠습니다
간호사 몰래 타락죽을 끓여 가던 날
남편 없는 집에서 그와 함께 잠을 자고 
그와 함께 티브이를 보았습니다
235밀리미터 나는 그를 의지했고
270밀리미터 그는 나를 말없이 지켜주었습니다

 

 

자선 대표시를 묶으며

무엇을 연민하고 무엇을 희망할 것인가

문 옥 영


「바람부는 날」은 『심상』 1월호(심상사, 1994) 신인상 당선시 중 한 편이다. 「바느질」, 「우물」, 「울지마 거미야」, 꿈꾸는 엘리베이터·4」는 필명(지영)으로 낸 첫 시집 『그리운 베이커리』(불휘, 2001. 6)에 실린 시들이다. 「웃음이라는 상처」, 「레그혼의 일기예보」, 「현수막」, 「열때」, 「미처 챙기지 못한 그」는 2시집 『웃음이라는 상처』(도서출판 전망, 2015. 11)에 실린 시들이다.

본인 시에 대한 줄글을 쓰자니 구차하다. 시인은 시로 말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에 주저하게 된다. 세사르 바예호의 시집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을 다시 펼쳐 본다. 두 번에 걸친 척추 골절상을 당해 2년 전에 사놓고도 채 읽지 못했다. 진작 떼어버렸을 거추장스러운 책날개 따위, 아니다. 이번만은 아니다. 책날개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펼치고 닫기를 수없이 하는 중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희망의 시인”이라는 책날개의 광고 글귀가 어떻게 내 눈에 들어왔는지. 왜 자꾸만 자꾸만 마음이 쓰였는지……. 1892년 페루의 가난한 광산촌에서 태어난 생면부지의 세사르 바예호에게서 ‘인간에 대한 연민과 희망’을 기대하다니! 대체 나는 무엇을 연민하고 무엇을 희망하고 있는가?

그의 책은 여전히 방금 지은 밥처럼 따끈따끈하다. 나도 내 인생이 싫었던 날이 있었다.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기 위해 까치발 수없이 세웠다. 뛰어내리지도 못하면서…‥.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내 앞으로 거미 한 마리 훌쩍 뛰어내렸다. 허공 맘껏 가로지르는 거미에게는 거미줄이 있었다. 가늘고 투명하고 끈끈한 거미줄. 거미는 허공에 집을 짓고 허공에 그물을 쳤다. 거기에 모든 것을 걸고 초감각으로 기다렸다. 생명의 양식, 살아 있을 자유, 뜨거운 사랑, 빛나는 희망……. 

거미만도 못한 내게는 그런 기다림이 없었다. 허공에서 뛰어내릴 자유도 없었다. 수없이 절망한 끝에 거미가 되기로 했다. 그러자 한 가닥 신비스러운 줄이 손바닥처럼 나를 받쳐 주었다. 삶의 유한함을 일깨워 준 그 줄이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겸손한 자세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 했다. 믿고 내맡기라 했다. 무얼 먹을까, 무얼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 했다. 그 한 가닥 거미줄 같은 줄 위에서 나약한 인간인 나는 죽음으로부터, 고독으로부터, 슬픔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참사랑과 진리의 길을 배우고 믿으며 행복을 찾았다. 그러나 조금만 방심하면 공허한 어둠이 큰 아가리를 벌리고 다가왔다. 목마른 내 안에선 진흙탕물이 출렁이고…….

“밤은 악의 잔, 파르르 떠는 핀 같은”
“그대는 이미 가버렸는데, 파도는 왜”
“아직도 검게 물결치고 나는 지금껏 끓고 있는가?”    
“여인의 진흙탕 마음 같은 잔속에서/내 몸은 헤엄을 친다” 
“불덩이는 식어가고/마른 진흙덩어리들이”
“내 맑은 연꽃 위로 떨어지는 걸 느낀다”      
“아, 여인아! 본능으로 만들어진/몸은 너로 인해 살아있다,” 
“목마른 몸은 더욱 발버둥치고.” 세사르 바에호(고혜선 옮김), 「검은 잔」,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시선집), 고혜선 옮김, 다산책방, 2021, 47~48쪽.


시 「검은 잔」에 투영된 세사르 바예호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본능적인 몸을 연민하면서, 연꽃같은 사랑을 희망하는 아이러니한 내 모습이다. 심장이 뛰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몸. 본능적 욕망으로 들끓는 나, 아직은 살아 있다.

 

문영옥 시인

문옥영 해적이


1957년 음력 9월 11일 층남 서산군 태안면 반곡리에서 문병진의 둘째 딸로 태어나다. 
1964년 3월 충남 서산군 태안면 송암국민학교 입학.
1970년 3월 충남 서산군 태안면 태안여자중학교 입학. 
1973년 3월 충남 서산군 태안면 태안고등학교 입학.
1976년 1월 충남 서산군 태안면 태안고등학교 졸업.
1977년 폐결핵으로 6개월 요양.
1978년 태안면 소재 야간중학교 교사로 1년 봉사.
1980년 11월 14일 이용남과 혼인 신고.
1981년 3월 22일 마산 대광예식장에서 혼례식.
1983년 6월 29일 장남 이재호 출생.
1985년 7월 15일 차남 이승호 출생.
1989년 12월 24일 경남 창원 반송성당에서 남편과 함께 천주교 세례 받음, 세례명 테오도라.
1990년 가향문학회 동인 활동(동인지 『작업』).
1994년 「장마철」 외 3편으로 심상신인상 받음(『심상』 1월호).
1994년부터 현재까지 『심상』을 통해 작품 활동. 심상시인회 회원. 
1995년 시 「떡갈나무 아래서」, 『한국인의 시 170선』, 기린원. 한국문협, 경남문협, 창원문협, 가톨릭문인회 활동 시작.
1995년 「장마철」(1-3), 『가끔은 지하도에서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 심상사.
1996년 「착상」 외 12편, 『시인은 다섯 개의 긴 더듬이를 가지고 있다』(5인 시집), 동학사.
1996년 「봄바람」 외 1편, 『이땅은 다 그리움이지』(심상시인회 사화집), 책만드는집.
1997년 「장마철ㆍ2」 외 2편, 『경남문학대표선집 1』, 불휘.
2000년 자선 대표작 「바람부는 날」 외 7편, 『시와비평』(통권 제2호), 불휘.
2001년 6월 필명 지영으로 시집 『그리운 베이커리』, 도서출판 불휘.
2004년 3월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입학.
2004년 「크리넥스」 외 12편,  『경남문학』 가을호(‘이 작가를 주목한다’), 도서출판 경남.
2005년 「행암동 연가」,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김종길 외), 문학동네. 
2007년 「칼, 목련」 외 2편, 『서정과 현실』(통권 9호), 도서출판 작가.
2008년 「가슴이라는 가슴」 외 1편, 『심상』 6월호, 심상사.
2008년 「웃음이라는 상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4분기 문예지게재 우수작품 선정. 
2008년 「칼, 목련」 외 4편, 『한국대표명시선집』, 한서출판.
2008년 2월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졸업.
2008년 9월 경남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입학, 국어국문과 현대시 전공. 
2009년 「태안 마애삼존불」 외 1편, 『서정과 현실』(통권 13호), 서정과현실사.
2010년 「웃음이라는 상처」 외 1편, 『한국가톨릭시선』 제3집, 한서출판.
2010년 「푸른 당나귀」 외 2편, 『심상』 6월호, 심상사.
2010년 「레그혼」 외 2편, 『심상』 10월호, 심상사.
2010년 「현수막」, 『시향』(겨울호)이 선정한 현대시50선 선정. 
2010년 8월 경남대학교 대학원 석사 졸업. 석사학위, 논문 『문예지 『영문』 연구』.
2011년 인제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 국어국문과 현대시 전공, 가향문학회장 임기 2년.
2011년 「구슬못 솟대」 외 2편, 『작업ㆍ24』, 도서출판 경남.     
2011년 9월 『파성 설창수 문학의 이해』(공저), 경진출판.  
2012년 경남대학교 시간강사. 
2012년 「나는 이 작품을 이곳에서 이렇게 썼다-「구슬못 솟대」, 『경남문학』 봄호(통권 98호), 경남문인협회. 
2012년 「침묵, 침묵 너머에 계시는 하느님」, 『침묵 너머에 계시는』(『가톨릭문학』 14집), 도서출판 불휘.
2012년 「충치」․「요요 YO-YO」․「불편한 현실」, 『심상』 11월호, 심상사.
2012년 「사마귀의 식사」 외, 『작업』 25호, 도서출판 경남.
2013년 경남대학교 시간강사. 
2013년 「꿈 몸살」, 『작업』 26호, 도서출판 경남. 
2013년 인제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파킨슨병 진단.
2014년 「소돔의 천사님」․「연리교회」, 『화해와 평화』, 『가톨릭문학』 16집, 도서출판 불휘.
2014년 「HP오피스젯A」, 『작업』 27호, 도서출판 경남.
2015년 「바람은 빗살무늬로 운다」․「내 눈높이에 두루마리 성서」․「개나리 자스민」, 『심상』 1월호, 심상사.
2015년 「상향등」․「열때」․「비둘기는 눕지 않는다」, 『심상』 2월호, 심상사.
2015년 경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 시간강사.
2015년 11월 2시집 『웃음이라는 상처』, 도서출판 전망.
2021년 「시인 이야기-박」, 『심상』 3월호, 심상사.
2021년 12월 「그림의 떡」․「뒷담화」, 『작업 34』, 불휘미디어. 
2022년 9월 「첫경험」․「격자창기(格子窓記)」, 『창원문학』(특집 창원과 나) 33집, 도서출판 경남. 
2022년 12월 「풍선몰리의 사생활」․「안개, 날아오르다」․「분꽃, 씨앗」, 『작업 34』, 불휘미디어. 
2022년 12월 「측백나무숲을 그리며」․「기도」, 『가톨릭문학』 집, 불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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