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지표면 근처 거대한 얼음층 발견
화성 지표면 근처 거대한 얼음층 발견
조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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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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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얼음층(푸른색)이 박힌 절벽 단면. 이처럼 거대한 얼음(물)을 가진 절벽 8곳이 화성의 위도 55~60도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출처: NASA/JPL/UNIVERSITY OF ARIZONA/USGS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천문과학센터 지질조사국 연구팀이 화성의 지표면에서 불과 1m 아래 존재하는 100m 두께의 얼음층을 발견했다고 우주·천문학 전문사이트인 스페이스닷컴이 11일 보도했다.
화성 지표면에서 불과 1m 아래에 존재하는 순수한 얼음층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얼음층은 눈이 쌓여 형성된 빙하로 녹이면 '깨끗한 물'이 된다. 이번 발견은 생명의 존재 여부와 화성의 기후 역사를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과학계는 기대를 모은다.
연구팀의 이번 발견 논문은 이 날짜 저널 사이언스에 실렸다.
화성에서 얼음의 발견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것이 지표면으로부터 얼마나 깊은 곳에 있는지, 또 순수한 얼음인지 아니면 토양에 섞인 얼음인지를 알지 못했다.
미국 지지조사국의 콜린 던더스는 지난 10년간 NASA 화성정찰위성(MRO)에 장착된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실험(HiRISE)’ 카메라가 매일 전송하는 자료를 분석했다. 그러던 중 화성의 녹슨 바다에서 놀라운 점이 눈에 띄었다. 바로 푸른색이 감도는 옅은 은빛이 드러난 것이다.
던더스가 본 것은 바로 얼음층이 박힌 절벽의 단면이었다. 놀랍게도 얼음 층은 두께가 100m에 달했다. 지표면에서 불과 1, 2m 지하에 많은 양의 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MRO는 이 같은 절벽 8곳을 알려주었다. 그동안 화성의 얼음은 모두 극지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번에 발견된 얼음 절벽은 위도 55~60도에 분포한다.
지표면 근처 얼음층 광범위하게 존재 가능성 ... 화성에 물, 생각보다 많다.
사이언스 게재 논문의 공동저자인 던더스는 “각 절벽은 빙하의 민낯과 같다”면서 “얼음 절벽은 지표면 근처 얼음층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절벽 얼음층의 줄무늬와 미묘하게 변하는 청색의 음영은 얼음 조각이 쌓여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오랜 세월의 기후 사이클에 걸쳐 눈이 쌓여 압축되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그 얼음층은 바로 빙하인데, 그게 녹으면 순수한 물이 된다. 프랑스 낭트대학의 행성지질학자 수잔 콘웨이 교수는 “그렇게 오랜 세월 쌓인 눈 퇴적물(빙하)이 바람에 날아온 모래에 묻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질학자들은 화성 탐사선이 얼음을 채취해 지구에 가져오면 화성의 과거 기후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물의 성분을 분석하다 보면 생명의 흔적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을 설레게 하는 대목이다. 얼음이 지하 깊숙한 곳에 있다면 그림의 떡이다. 얼음층이 지하 1m 정도에 있어 탐사선이 채수하는 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본다.
또 이 얼음층은 미래 화성 탐험가들을 위한 베이스캠프의 필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물은 화성 대기의 주요 성분인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산소와 메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을 쉽게 구한다 해도 이들 절벽 근처에서 미래 인간이 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화성의 위도 55~60도 지역은 겨울에 너무 춥기 때문이다. 한계 위도는 몇 도일까? NASA 과학자들은 화성의 적도 근처에서 이와 유사한 얼음 절벽이 발견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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