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우주인 해드필드 "화성 유인탐사, 현재 기술로는 어렵다."

인저리타임 승인 2018.07.11 21:27 | 최종 수정 2018.07.11 21:56 의견 0

'유명' 우주인 해드필드 비관적 견해 피력

우주정거장 무중력 상태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 노래하는 해드필드☞

"수십년 전에 이미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수 있었지만, 현재기술로선 어렵다."

캐나다 출신의 '유명 우주인' 크리스 해드필드(58)가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화성 유인탐사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초 달에 우주인을 보내고 다시 데려온 기술만으로도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수는 있지만 장기 우주여행에 따른 위험이 커 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33년 화성 유인탐사 목표를 밝히고, 45년 만에 달 유인탐사 재개를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우주식민지 개척이 임박한 듯한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우주왕복선 두 차례 탑승, 국제우주정거장(ISS) 생활 등으로 우주에서 총 166일을 보낸 베테랑 우주인인 해드필드는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를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 불러 유명인이 됐다.

그는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이 화성 유인 탐사가 쉽거나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우리가 우주인을 보낸다면 다수가 죽고, 살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38만2천㎞에 불과하고 열흘 안팎의 짧은 우주 여행임에도 달 유인탐사를 진행하면서 지상 훈련 중 아폴로 1호 화재사고로 3명이 숨지고, 아폴로 13호 때는 거의 모든 승무원을 잃을 뻔하는 등 도처에 위험이 널려있었다.

또 우주여행을 하면서 심우주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데 따른 장기적인 건강상의 위험도 새롭게 밝혀졌다.

하물며 지구와 달 거리의 660배에 달하고 왕복하는 데 500일이 걸릴 화성 유인탐사는 우주선 폭발 위험과 방사선 노출, 기아 등 현재 기술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유인탐사 기다리는 화성[출처:NASA]
유인탐사 기다리는 화성[출처:NASA]

해드필드는 최근의 화성 유인탐사 계획을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1519년 배 5척과 250명의 선원을 데리고 첫 세계 일주 항해에 나섰다가 배 1척과 18명만 살아 돌아온 것에 비유했다.

가장 큰 문제로는 로켓과 우주선이 여전히 화학연료를 쓰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화학연료를 쓰는 것은 범선이나 놀이용 페달 보트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려는 것과 같다"고 했다.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할 수 있는 연료를 실으려고 장기 우주여행에 필요한 심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나 장비, 보급품, 우주선 내 생활공간 등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해드필드의 TED 강연☞

해드필드는 "현재 개발된 엔진만으로는 화성 유인탐사에 나서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없는 한 화성에 절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목격하고 우주인으로서 경험한 우주비행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누군가는 결국 지금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기술로 화성에 안전하게 갈 방법을 개발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려면 기초연구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엄남석 기자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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