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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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7 00:54 | 최종 수정 2018.10.2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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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적도 상에 하얀 구름이 포착되었다.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 Alert) 보도*에 따르면 궤도 탐사선 ‘화성 익스프레스’가 지난 9월 13일 찍은 이미지다. 공교롭게도 에베레스트 산보다 21배가량 높은 아르시아 화산 상공에서 하얀 깃털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이다.
사진을 보면 이 구름은 흡사 아르시아 화산이 막 분출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화성은 수백만 년 동안 화산 분출이 관측되지 않았다. 화성의 화산들은 이미 오래 전에 활동을 완전히 멈춘 ‘사화산’이다. 그러니 뒤늦게 아르시아 화산이 다시 깨어날 가능성은 없다.
화성은 대기가 희박하므로 구름이 생기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사진에 찍힌 흰 구름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그것은 화산 활동의 결과물은 아니지만 아르시아 화산에 일어나는 현상임은 분명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그 현상은 기상학자들이 말하는 ‘지형성 구름(orographic cloud)’이다.
지형성 구름은 표면 근처의 밀도가 높은 공기가 능선을 타고 올라가면서 팽창하고 냉각되면서 먼지입자에 습기가 응축되어 생기는 현상이다.
수년마다 알맞은 계절적 조건이 주어지면 아르시아 화산에서 구름이 피어난다. 화성 익스프레스는 2009년, 2012년, 2015년에 비슷한 이미지를 포착했다. 따라서 2018년에 다시 발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3년 주기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2021년에 관측될 가능성이 높다.
화성 구름은 대기 중 먼지 입자의 밀도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화성의 대기 먼지는 초미세먼지로 알려져 있다.
올 초 화성에서는 거대한 먼지 폭풍이 발생해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가 실종되는 사고를 당했다. 과학자들은 아르시아 화산의 구름을 통해 화성 표면의 먼지가 어떻게 올라가고 대기에 정착하는지를 설명하는 모델을 개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새털처럼 길고 흰 화성의 구름을 다시 보기를 기대한다.
*Science Alert, There's a Strange White Cloud Lingering Over Mars Right Now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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