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현
승인
2019.10.04 15:28 | 최종 수정 2019.10.05 00:52
의견
0
블랙홀이 암흑에너지 덩어리라는 주장이 나왔다. 천체물리학의 주요 이슈인 블랙홀과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규명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자는 마노아에 있는 하와이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케빈 크로커(Kevin Croker) 교수와 같은 대학 수학과 조엘 와이너(Joel Weiner) 명예교수. 이들의 논문은 지난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 8월 28일자에 실렸다. 후속 논문은 현재 천체물리학 저널에 제출돼 있는데, 최근 출판 전 공개사이트 arXiv에 실렸다.
모든 블랙홀 중심에는 무한대의 밀도를 가진 무한히 작은 지점인 특이점(singularity)이 있다고 물리학자들은 생각해왔다. 이는 1970년대 스티븐 호킹과 로저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가 나온 이후 물리학계의 상식으로 통한다.
그런데 크로커와 와이너는 논문에서 이 같은 특이점을 가진 블랙홀이 아니라 암흑에너지로 가득찬 전혀 새로운 블랙홀을 제시했다. 암흑에너지는 잘 알려진 대로 우주의 가속팽창에 관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로커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블랙홀이 실제로는 특이점이 없는 암흑에너지라면, 아인슈타인의 중력장방정식은 이미 우주의 가속팽창을 예견한다”고 말했다.
크로커와 와이너는 어떻게 이런 결론을 얻게 되었을까? 이들은 처음부터 블랙홀 안에 뭐가 있는지를 연구한 게 아니었다. 우주 팽창을 설명하는 프리드만 방정식을 연구하고 있었다. 프리드만 방정식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방정식을 단순화한 것인데, 우주론 연구자들이 애용한다.
크로커와 와이너는 프리드만 방정식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성자별이나 블랙홀과 같은 초고밀도로 고립된 영역도 다른 모든 공간과 같은 수학적 방법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우주론 연구자들은 블랙홀처럼 초고밀도로 고립된 영역의 내부는 세부 사항을 무시해도 상관없다고 믿었다.
이들은 이 점을 감안해 새로운 프리드만 방정식을 만들어 풀어봤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바로 우주 가속팽창에 요구되는 모든 암흑에너지가 ‘새로운 개념의 블랙홀(대안 블랙홀)’ 안에 담길 수 있다는 게 수학적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이들은 후속 논문에서는 이 같은 대안 블랙홀, 일명 GEODE(Generic Objects of Dark Energy, 암흑에너지의 일반적인 물체)이 중력파 관측의 특이성을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수정한 프리드만 방정식에 따르면 블랙홀과 같은 초고밀도 물체는 우주 팽창에 따라 질량이 는다. 암흑에너지로 만들어진 물체도 이론적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질량이 증가한다. 이들이 기존 블랙홀을 암흑에너지 덩어리인 대안 블랙홀, GEODE로 여기는 또 하나의 수학적 증거다.
2016년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가 두 블랙홀의 병합 과정에서 나온 중력파를 검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들 블랙홀의 질량 계산 값은 예상과 달랐다. 하지만 대안 블랙홀, 즉 GEODE는 블랙홀 질량의 예상 값과 관측 값의 차이를 쉽게 설명해준다고 크로커는 말했다.
# 기사 출처 : ♠Astrophysical Journal, Implications of Symmetry and Pressure in Friedmann Cosmology. I. Formalism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4357/ab32da
♠arXiv, The GEODE mass function and its astrophysical implications
https://arxiv.org/abs/1904.03781
♠LiveScience, Black Holes As We Know Them May Not Exist
https://www.livescience.com/black-holes-may-not-exist.html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