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점동 이사장의 도산 가르침 실천기 『작은 샘물도 세상을 적실 수 있다』

조송현 승인 2021.07.04 12:45 | 최종 수정 2021.07.06 08:10 의견 0

절친한테서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존경하는 분의 책이라고 했다.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작은 샘물도 세상을 적실 수 있다』(도서출판 밀양).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 실천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제목과 부제만으로 글쓴이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표지날개에 적힌 저자 소개 글의 첫 문장은 퍽 인상적이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그 자리에 있으므로 해서 그 자리가 좀 더 좋아지게 살자.”

저자의 좌우명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30년 가까이 시민사회운동가로 활동했고, 14년 전 경남 밀양 종남산 산동네로 귀촌하여 대자연과 벗하며 독서와 글쓰기, 신앙(천주교) 생활로 성찰과 탐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저자는 책을 ‘사회적 지식인으로 성장하고, 생활인으로 삶을 개척한 기록이자 사회활동기’라고 소개했다. 이른바 자전적 인생보고서로 50꼭지의 글이 실려 있었다.

책을 읽다말고 절친한테 전화를 했다. “조점동 선생을 뵈러 가자.”

저자 조점동 선생 댁은 밀양 종남산 발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선생과 사모님은 집 앞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선생은 일흔네 살의 나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청년처럼 밝고 건강한 기운을 발산했다. 집은 아담하고 소박하지만 정갈하고 정감이 흘렀다. 우리는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거실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책에 얘기를 나누고, 선생이 사주시는 점심을 맛있게 먹으며 또 이야기꽃을 피웠다.

자택 정원에서 벤치에서

책 제목 ‘작은 샘물도 세상을 적실 수 있다’는 어디서 인용한 게 아니라 직접 창안했다고 한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해서 어렵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작은 샛길이라도 하나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라고 했다.

저자는 비록 책을 통해서이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을 배우게 된 일을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으로 여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을 하지 못한 선생은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고 보잘 게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배우지 못했고, 가진 것 없고, 자신을 도와줄 사람도 주변에 없음을 깨달았다. 바로 그즈음 도산 선생의 목소리가 머리에 꽂혔다. ‘힘을 기르고 배운 것을 실천하라’.

저자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60년 가까이 도산 선생의 가르침, 주인정신과 점진주의, 무실역행과 애기애타(愛己愛他)를 배우고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배움과 실천은 다른 문제다. 한 평생 배울 수는 있어도 그 배움을 실천하면서 살기는 쉽지 않다. 저자의 ‘자전적 인생 보고서’가 여느 인물의 자서전과 다른 무게감과 울림을 갖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저자의 74년 인생을 관통하는 것은 애기애타(愛己愛他)의 삶이다. 도산 선생이 즐겨 쓰던 휘호 중 하나인 애기애타는 작게는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한다’는 의미로, 크게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사랑의 의미를 집약하고 있다.

자신 한 몸 건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남까지 사랑하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에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남만을 사랑하는 일을 해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했지요.”

그는 이어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여럿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나를 사랑하면 행복하고, 남을 사랑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믿는다고 했다.

책의 대단원은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하여’로 귀촌 이후에도 여전히 애기애타의 삶을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2019년 사단법인 애기애타를 창립했다. 이 단체의 모토는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하여’이다. 애기애타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가, 인간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상적인 사회를 지향한다고 했다.

저자는 “기러기가 떼를 지어 한 방향으로 질서정연하게 날아가듯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 돕고 나누며 훈훈한 마음 빙그레 웃는 얼굴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애기애타’는 꿈꾼다”고 말했다.

정원에서 부인 배묘연 여사와 함께
정원에서 부인 배묘연 여사와 함께

◇조점동 이사장은 

▷1948년 전북 임실 출생 ▷가나안농군학교 특별과정 수료 ▷부경대 평생교육원 아동독서지도사 과정 수료 ▷기러기문화원 창립, 원장 ▷부산참여연대 창립위원, 운영위원 ▷포럼 신사고 창립 발기인 ▷흥사단 부산지부장 ▷흥사단본부 이사 ▷부산시장 표창장(독서운동) ▷부산시장 표창장(자원봉사) ▷제21회 부산시·부산MBC 자랑스런시민상 애향부문 본상 ▷사단법인 도산아카데미 도산교육상(사회교육)  ▷저서 『나와 조국을 하나로』, 『좋은세상 만들기』(칼럽집), 『대통령과 자원봉사』(칼럼집), 『가진 것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 『지방자치는 주민이 주인입니다』, 『해피라이프 365』 ▷애기애타작은도서관 창립, 관장(현) ▷사단법인 애기애타 창립, 초대 이사장(현)  ▷흥사단 밀양지부 지부장(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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