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객짓밥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4.04.14 11:12 의견 1

객짓밥 낯설다

박홍재

기대치 큰 것만큼 실망도 크기 마련
오랜만에 덥석 안은 자식 놈 넓은 어깨
놀라는 마음 들킬까, 속마음이 요동쳤다

객짓밥 먹다 보니 버릇도 달라졌나
이질감 속에서도 언뜻언뜻 보이는 건
어릴 때 굳어진 버릇 뽑혀지지 않았다

언젠가 뿌리 의식 잊을 날 오겠지만
가지 끝 바람 잦아 외롭지 않을 때는
휑하니 다 떠난 자리 어찌할까 아리다

- 2022년 세조 도서 선정 시조집《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자식이 객지로 떠나고 나면 허전하다.
밥을 챙겨 먹는지? 잠자리는 괜찮은지?
온갖 생각이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오랜만에 다니러 온 자식을 보면 울컥해진다.
홀로서기를 잘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다.
괜한 걱정이라고 하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부모와 자식 간에는 왜 그리 보이지 않은 선이 있을까?
참 허물지 못한 애증 관계이다.
그래도 멀리서 살다 오면 반갑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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