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79) 미등을 켜다 - 김석이

손증호 승인 2024.08.28 11:19 의견 0

미등을 켜다

김석이

가끔씩 내 위치를 당신께 알립니다

안개 속을 지나갈 때

어둠 속을 뚫고 갈 때

행여나 걱정할까 봐

빛 한 줄기 보냅니다.

‘안개 속을 지나갈 때’나 ‘어둠 속을 뚫고 갈 때’ 그대가 ‘걱정할까 봐’ ‘빛 한 줄기’ 보내는 마음, 이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바쁘다는 핑계로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것은 결국 관심이 적거나 없다는 뜻이겠죠.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사랑의 신호’인 미등(尾燈)을 켜고 ‘내 위치를 당신께’ 꼭 알려야 합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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