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암막새를 기다리며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3.08.27 10:02 | 최종 수정 2023.08.27 10:14 의견 0

암막새를 기다리며

                                       박홍재

 

 

처마 밑 헤어지고 소식 없는 암막새여
천 년 동안 수소문도 끝끝내 감감하다
어느 날 깜짝 놀라게 오시려고 숨으셨나

신라인 환한 미소 상현달 머금은 채
한 조각 깨어진 삶 망부석 된 수막새
그리워 새긴 그 얼굴 꿈속에도 찾고 있다

이제는 드러낼 때 됨직도 하다 마는
앞뜰에 꽃무늬로 봉긋이 오시려고
낯설게 세상이 변해 망설이고 계시나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신라를 대표하는 신라인의 모습 수막새!
암막새를 기다리는 마음이 천 년이 지났다.
그 애절한 마음을 천 년을 기다려 왔다.
신라의 부흥이 왔을 때 나타나려 아직도 기다리고 있나?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매일을 견디고 있다
찬란한 문화 신라의 재현을 기다린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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