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무렵
- 모기
박홍재
단속이 느슨해져
이제는 마음 놓자
패잔병 게릴라전
수시로 달려든다
햇볕이
당겼다 푸는
배후 세력 역력하다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매년 돌아가는 넋두리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지금이 가장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다.
거기에 앞으로 더 더워진다는 엄포 같은 기상 예보도 한 몫이다.
더위에 모기는 더욱 사람을 괴롭힌다.
처서는 모기 입이 빼뚤어진다는데 아랑곳 없다.
패잔병처럼 어디에 있다 돌연 나타난다.
게릴라 전사처럼. 그 배후가 의심스럽다.
박홍재 기자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