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부끄러버예!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3.09.24 10:41 | 최종 수정 2023.09.27 11:27 의견 0

부끄러버예!

                                     박홍재

 

흘러간 노랫소리 확성기에 흥겨워라
손뼉을 치다 보니 어깨춤 절로 나와
젊은 날 생각이 나서 노래 따라 부릅니다

사회자 시킨 대로 목청껏 부르다가
다 같이 옆 사람과 손잡고 율동해요
잡으려 손을 내밀던 할아버지 머쓱하다

할머니 부끄럽게 남자 손 어찌 잡노
발그레 볼 붉히며 도리질하는 그 모습
아직도 가슴속에는 소녀티가 남아 있다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복지관, 노인회관 각 단체에서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할아버지와 달리 할머니는 아직도 여자이다.
손을 잡으려는 사회자 방송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태도는 전혀 다르다.
소녀티를 아직도 가슴에는 품고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건사한 힘일지도 모른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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