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다랑쉬오름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3.10.15 10:50 | 최종 수정 2023.10.18 11:30 의견 0
제주 다랑쉬오름
제주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

                                       박홍재

                                    

바람 안개 불 때마다 들릴 듯 보일 듯이
얼굴을 가린 채로 다소곳이 앉은 거기
여몄던 치맛자락을 펼쳐 보인 저 맵시

가르마 반지라운 물빛 띤 초록 항라
옴팡진 가슴팍에 품은 하늘 오롯하다
봉긋이 한몫한 맵시 설움 감춘 꽃자리

몸 낮춘 마음가짐 무던히도 출렁인다
제주 땅 깊은 한숨 품어 안은 행간마다
해녀들 잘록 허리에 칭칭 감아 감췄다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가을이면 오름마다 억새가 핀다.
제주에서 일어나는 사사건건이 오름과 꽃이다.
아픔도 아름다움도 다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제주 오름이 360여 개라고 한다.
한때 일 년 계획으로 오름을 오르고 싶은 적이 있다.
아직도 그 생각은 남아 있다.
그중 다랑쉬오름은 아름답기로 이름이 나 있다.
혼자 오르면서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다시 억새꽃 피어있는 오름에 가고 싶다.
제주 오름의 대표적인 다랑쉬오름에 다시 서 보고 싶다.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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