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대리운전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3.12.03 10:01 | 최종 수정 2023.12.06 10:23 의견 0

대리운전

                                    박홍재

 

하루를 노끈처럼 목줄 하나 매어 달아

수신기 높이 올려 귀 쫑긋 열어놓고

누군가 찾아줄까 봐 반응하는 로봇이다


손님의 횡설수설 골목길이 답답하면

무엇이 곤죽 되게 버무려 놓았는지

오늘만 맡기고 싶다, 내 하루의 대리운전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군이 있다.
대리운전이라는 특수한 야간 직업이다.
편리를 위해 대리운전해 주고 돈을 받는다.
대부분이 술 한잔하고 부탁한다.
거나하게 술을 드신 후 함부로 대할 수 있다.
어떻게 처리하기가 곤란해진다.
자신의 하루 생활도 누구에게 대리운전시키고 싶다.
서로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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