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부부 식당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3.12.10 15:01 | 최종 수정 2023.12.13 11:28 의견 0

부부 식당

                                   박홍재

 

깔끔한 실내 꾸밈 살아온 뒤태 같다
앞치마 정갈하고 빗어 넘긴 반백 머리
목소리 저음을 깔아 첼로 소리 흐른다

꼼지락 주방에는 담아내는 반찬 그릇
안주인 닮았는지 감칠맛 코에 닿아
군침을 안 흘리도록 눈 맞추어 내놓는다

달그락 접시 소리 손놀림 차분하고
말없이 눈빛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빙긋이 부부 모습을 힐끗힐끗 훔쳐본다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골목 안에 부부 식당 간판을 단 식당에 들었다.
실내가 깔끔하다 못해 정갈하다.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내는 주방에서 있다.
남편은 밖에서 손님맞이와 함께 음식을 나른다.
참 정갈해 보였다. 음식도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 말해주어 무엇하겠는가?
닮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름다워 보인다.
음식 맛도 주인을 닮아 맛있다.
다시 한번 가고 싶다. 서울의 어느 골목길에서.

 

박홍재 기자
박홍재 기자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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