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경주 최 부잣집 - 박홍재
박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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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5 10:42 | 최종 수정 2024.01.0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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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최 부잣집
박홍재
어엿한 그 울림통 살며시 열어본다
오는 이 손 맞잡고 가는 이 생각나게
나무도 예절 바르게 고개 꾸벅 인사한다
안뜰에 잔돌 하나 댓돌의 매무새도
드러내 놓지 않고 편안하게 맞이한다
누구나 이 순간만은 발뒤꿈치 들게 한다
마음이 정갈하니 저절로 맞잡은 손
사백 면 이어진 꿈 가슴에 와닿는다
흩어진 마음 자락을 고이고이 여민다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우리나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을 보여준 예이다.
흉년에 사방 백 리에 굶어 죽는 이가 없게 한 것이며
선조의 유훈을 지킨 후손들도 더욱 귀감이 된다.
최 부잣집에 들어서면 저절로 뒤꿈치가 들려진다.
정갈함이 고개까지 숙어지면서 그 분위기에 휩싸인다.
경주 교동에 있는 최 부잣집에 들러마음을 가라앉혀 보기를 권해 본다.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 『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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